식약처, 당뇨병치료제 31개 품목서 ‘발암물질’ 검출…잠정 제조·판매 중지

메트포르민 288개 의약품 중 31개 품목 잠정 제조‧판매 중지 인체영향평가 결과, 추가적인 암 발생 가능성은 극히 적어

2021-05-26     김동명 기자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2형 당뇨병환자에 1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메트포르민 성분 함유 제제 31개 품목을 잠정 제조·판매 및 처방을 중지하면서 의약품의 불순물 사태가 또다시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다만 같은 NDMA 이슈로 175품목이 판매 중지됐던 발사르탄이나 269개 전 품목 판매금지 된 라니티딘 제제에 비해 그 여파는 덜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식약처는 메트포르민의 국내 유통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을 모두 수거·검사한 결과, 완제의약품 288개 중 31개에서 발암 추정물질인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가 관리기준을 초과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해당 제품들에 대한 제조·판매를 잠정 중지하고 처방을 제한 조치를 내렸다. 다만, 식약처의 인체영향평가결과에 따르면 해당 약물을 복용해 추가로 암에 걸릴 확률은 ‘10만명 중 0.21명’으로 나타났다.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에서는 10만명 중 1명에서 추가로 암이 발생할 확률로 조사돼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고있다. 즉, 해당 의약품을 복용한 환자가 자연 발생적으로 생긴 암 외에 약물로 인해 추가로 걸릴 정도의 암 발병 확률은 무시할 만한 정도로 극히 낮다는 의미다. 식약처는 지난해부터 국내 유통 중인 의약품을 대상으로 NDMA 검출 가능성에 대해 순차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앞서 2019년 12월 이후 해외 일부에서도 메트포르민 의약품 NDMA 검출에 따른 회수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메트포르민의 NDMA 이슈가 터진 건 지난해 12월 4일 싱가포르 보건과학청(HSA)이 3개 제품을 회수하면서 부터다. HSA는 판매 중인 메트포르민 제제 46개 품목중 3개가 일일허용치 이상의 NDMA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캐나다에서도 3개 제약사가 메트포르민 제제를 자진 회수를 결정, 지난 2월에는 인도 제네릭 기반 회사 란박시가 2개 제품 6개 로트에 대해 자진 회수에 돌입했다. 미국과 EU에서는 아직 메트포르민의 NDMA 위험성에 대한 공방이 진행 중이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 가이드라인(ICH M7)과 국내외 자료,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메트포르민의 NDMA 잠정관리기준은 1일 최대허용량(96나노그램)을 기준으로 1일 최대복용량을 평생 복용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1일 최대 1000mg을 복용하는 경우는 0.096ppm, 1일 최대 2,550mg을 복용하는 경우는 0.038ppm으로 정했다. 일각에서는 일부 인도산 원료가 문제를 일으켜 해당 원료를 사용한 일부 제품에서 NDMA가 잠정 기준치를 초과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메트포르민 제제가 제2형 당뇨병환자의 1차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는 만큼 NMDA 조치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를 반영해 식약처도 선별작업을 위해 5개월에 걸친 장기간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NDMA가 잠정관리기준을 초과 검출된 의약품을 장기간 복용했더라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극히 적어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품목 중 재처방을 희망하는 환자가 있을 경우 해당 의약품의 복용여부 및 재처방 필요성을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메트포르민 의약품 중 일부 품목에서만 NDMA가 잠정관리기준을 초과검출돼, 대다수 환자에게는 영향이 없는 상황”이라며 “초과 검출된 의약품을 장기간 복용하였더라도 인체에 미치는 위해 우려는 거의 없으므로 의·약사의 상담 없이 현재 처방받은 의약품의 복용을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