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곳 잃은 시중자금, 단기 부동자산에 몰려

대북리스크·엔약세 등으로 부동자금 사상최고 수준

2014-04-17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북한 리스크 및 엔화 약세 등 대외 악재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져 단기 부동성 자금이 급증하고 있다.

17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 단기성 부동자금은 676조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연말에 비해 9조4411억원 증가해 사상 최대치다.현금 46조2200억원, 요구불예금 110조1100억원,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315조3100억원, 양도성예금증서(CD) 21조3600억원, 환매조건부채권(RP) 8조7700억원 등에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증권사 투자자예탁금 등을 모두 합치면 675조원 가량에 달한다.단기성 부동자금은 지난해 9월말 기준 663조에서 지난해 연말 666조원으로 늘어났다. 올해 들어서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단기성 부동자금 증가 요인에는 최근 북한의 무력도발 위협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일본 양적완화에 따른 수출기업들의 실적 악화 등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마저 침체돼 시중 자금이 투자처를 잃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북한 도발이 예전과 달리 장기화되면서 투자자금은 현금성 자산으로 몰리고 있다.금융투자협회 집계 기준으로 현재 CMA 잔액과 MMF 설정액 합계는 작년 말 대비 약 17조800억원 증가했다.CMA 계좌잔고는 작년 말 40조5260억원에서 이달 15일 42조7280억원으로 약 2조220억원 늘어났다.MMF 설정액도 작년 말 63조1370억원에서 지난 12일 78조7400억원으로 약 15조630억원 급증했다.현금성 자산이 늘어난 것과 반비례해 주식시장은 약세를 거듭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 시장은 탈동조화(디커플링)를 이루고 있다.북한 도발이 본격화된 4월 이후 증시는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악화돼 지난 16일에는 장 중 한때 19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코스피가 19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북한은 17일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의 방북을 불허한다는 입장을 통보해 개성공단 사태는 당분간 장기화 될 것으로 보여진다.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 리스크에 대한 우려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돼 시중 자금히 현금성 자산에 몰리고 있다”며 “당분간 시장이 진정되기 전까지는 단기 부동성 자금에 쏠리는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