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이 공개한 합당 지연 비화 "김종인 말씀 때문"

"지역정당 타파 취지...꼼수는 아니었다"

2021-05-28     조현경 기자
미래통합당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28일 합당을 선포하면서 103석의 제1야당이 공식 출범한 가운데 한국당 원유철 대표가 합당 지연 비화를 공개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의 요청 때문이었다는 내용이다.  원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4.15총선이 끝나고 얼마 지나 김 내정자를 모시고 오찬을 했다. 그 자리에서 김 내정자께서 '한국당 당선인 가운데 영남 출신은 4명인데 호남 출신이 5분이나 당선됐다. 통합당의 지역 취약성이 호남인데 진정성을 가지고 호남으로 다가서면 좋겠다. 그 역할을 앞으로 한국당이 당분간 해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통합당과 한국당이 전국정당으로 발전되어가고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합당을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한국당의 정치적 자산을 잘 살펴보라'는 말씀이셨다"고 했다. 당시 김 내정자의 말을 따라 합당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원 대표는 뒤늦게 내막을 공개한 이유와 관련해서는 "(김 내정자가) 비대위원장으로 추인되는 과정 속에 임기문제로 상임전국위가 무산되었고 비대위원장 추대는 차일피일 미뤄지고 장기간 미제상태로 이어졌다"며 "저는 이 사실을 공개 못한 채 한국당의 당무를 이어가며 통합당의 김종인비대위 출범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고 이 사실도 비대위가 해결되기까지는 공개화 시킬 수도 없었다"고 했다. 이어 "그러던 중 21대 국회의 중심인 한국당과 통합당의 당선인들께서 조기합당을 결의했고 저는 이를 존중하지 않을 수 없었던 상황에 이르렀던 것"이라며 "제가 기다렸던 것은 김 내정자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동의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원 대표는 그러면서 "(김 내정자는) 흔히 말하는 꼼수로 상임위원장 자리나 국고보조금을 더 받기 위한 교섭단체구성은 관심이 없으셨고 저도 마찬가지였다. 오직 통합당의 영남 지역 편중을 형제정당인 한국당을 통해 타파하고 전국정당으로 나아가 수권정당으로의 면모를 갖추고 싶었던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