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3박자’ 갖춘 韓 전기차, 세계 시장 주도할까?

업계 선행투자 ·전기차 배터리 산업·정부의 지원 등 조건 겸비 하이브리드부터 전기차 기술경쟁력 높아, 배터리도 기술력 세계 최고 현대·기아차, 올해 1분기 전기차 점유율 세계 4위 기록…배터리는 1위 기염

2021-06-03     문수호 기자
전기차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최근 전세계 자동차 업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전기차 전환 의지는 변함이 없다. 한국 전기차 기술력은 정부의 3대 중점 육성산업 정책을 배경으로 전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해 나갈 전망이다. 3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전기차 시장은 △업계의 선행투자 △핵심부품인 전기차 배터리 산업 △정부의 지원 등 3박자가 고루 갖춰졌다. 이는 세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해 나갈 원동력이 뒷받침됐다는 뜻으로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이 매우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자동차는 수년 전부터 전기차와 수소차 투트랙 전략을 통해 친환경 자동차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일본 등 완성차업체의 경쟁이 심한 내연기관 시장에서 언제나 뒤좇는 신세였던 현대차는 친환경차 시장 선도를 위해 일찍이 기술 개발에 나섰다. 현대차는 선행투자로 이미 수소차 부문에서는 세계 1등 수준의 기술력을 갖췄고, 전기차 부문에서도 일본 브랜드 못지않은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출시부터 코나EV 등 전기차 출시에 내년에는 전용 플랫폼(E-GMP)을 적용한 신규 전기차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또 내연기관의 엔진을 대신하는 핵심부품인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은 국내 주요 배터리 3사(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가 전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 들어 LG화학은 자국 시장 버프가 빠진 중국의 CATL을 제치고 배터리 월간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정부의 지원도 기대할 만하다.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비메모리 반도체·바이오·미래형 자동차 등 미래기술 3대 분야를 ‘중점육성 산업’으로 선정하고 범정부 차원의 정책역량을 집중하기로 한 바 있다. 정부가 선정한 3대 분야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에 버금가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중소기업과의 연계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업종이다. 미래형 자동차는 수소차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세계 트렌드에 부합하는 전기차를 외면할 수 없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점유율은 7% 수준으로 테슬라(19%), BYD(11%)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올해 1분기는 코로나 영향으로 주춤하면서 4위를 기록 중이지만, 시장경쟁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테슬라는 전기차 선도업체고 중국은 자국 시장을 바탕으로 한 점유율인 만큼, 사실상 테슬라를 제외하면 현대·기아차의 전기차가 세계에서 인정을 받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유럽 시장의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로 완성차업체들이 앞다퉈 전기차 전환을 서두르고 있지만, 완전 전환까지 20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기차의 동력원인 배터리 산업이 전무하고, 전기차 기술력도 낮아 하이브리드차를 시작으로 점진적 전환이 예측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의 친환경차 기술력은 상당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자동차 개발 등 시장을 선점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