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법안 놓고 여야 치열한 신경전
정부·여당, 종부세 인상 추진 계획
야당, 종부세 완화 법안 줄줄이 발의
2021-06-07 최은서 기자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21대 국회가 출범한 가운데 부동산 법안 중 초미의 관심사는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이다. 여당은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의 후속 입법조치로 발의됐다 폐기된 종부세 세율 인상을 골자로 한 법안을 재추진할 전망이다. 여기에 미래통합당은 종부세 부담 완화 법안으로 여당에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기획재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에서 종부세법 개정안의 국회입법을 재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김정우 전 의원이 발의했던 종부세법 개정안은 종부세율 인상과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세부담 상한을 200%에서 300%로 상향하고 1주택 보유 고령자 세액공제율 10%포인트 인상 등을 포함한다.
여당은 21대 국회서 상임위원회가 구성되면 기획재정위원회 간사 의원이 종부세 개정안을 입법해 종부세율 인상을 재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맞서 미래통합당은 종부세율을 경감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줄줄이 발의하며 정부와 여당의 종부세 강화 움직임을 저지에 나서는 모습이다. 강남권 지역구 의원들이 자신들의 1호 법안으로 종부세율 인하 법안을 대표발의한 것.
송파을 초선인 배현진 의원이 발의한 종부세 완화 법안은 주택가격 상승률을 감안해 주택에 대한 과세표준 공제금액을 6억원에서 9억원(1가구 1주택자의 경우 12억원)으로 상향과 과세기준이 되는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80%로 법제화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이를 지지하며 한 발 더 나아가 종부세 폐지까지 주장했다.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차제에 종부세를 폐지하고 재산세로 통합하는 세재개편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강남갑 초선인 태영호 의원도 종부세 완화 법안을 내놓았다. 태 의원이 발의한 종부세법 개정안은 1가구 1주택자를 종부세 과세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골자다. 태 의원은 “1가구 1주택이나 납세의무자가 실제 거주하고 있는 주택은 주택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처분하지 않는 이상 미실현 이익에 불과하다”며 “부동산 투기 등 부동산 가격안정을 저해하는 원인으로 볼 수 없으므로 종부세 과세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태 의원은 또 종부세 부과기준을 상행 조정해 세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의 종부세법 개정안도 준비 중에 있다.
전문가들은 규제 중심이던 부동산 정책 기조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면서도 임대차보호 3법 등이 우선순위에 놓여 종부세 강화는 속도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종부세 대상 가구는 서울에 몰려있는데, 적용대상이 한정적인 종부세 법안보다는 적용대상이 전국에 걸쳐있는 임대차보호 3법 등이 우선순위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종부세법 개정안은 속도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