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민영화 'KB+우리 메가뱅크' 급물살 탈까
금산노조 "메가뱅크 금융위기 뇌관될 것" 우려 표명
2014-04-21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 매각 관련 ‘메가뱅크’를 언급하면서 우리금융지주 민영화가 금융권 관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메가뱅크가 이뤄질 경우 금융권 지각변동이 불가피하고 두 금융지주사의 차기 회장 자리와도 밀접하기 때문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우리금융 민영화를 빠른 시일안에 매듭짓기로 결정하고 매각방식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지난 16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6월말까지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우리금융 민영화 방식은 국민주 방식을 제외한 모든 대안이 가능하며 메가뱅크 방식도 검토 방안 중 하나”라고 밝혔다.신 위원장의 ‘메가뱅크 방식’ 거론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과 KB금융의 합병을 염두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우리금융 시가총액을 감안했을 때 적어도 수 조원 이상의 인수 자금이 필요한데 현재 국내 금융지주사 중 이정도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곳이 KB밖에 없기 때문이다.신한금융지주는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일본계 주주들이 타 금융지주 인수에 관심이 없고 하나금융은 지난해 외환은행을 인수해 여력이 없는 상태다.반면 KB금융은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직전까지 갔지만 무산돼 해당 자금이 남아있고 외부 자금 동원능력까지 감안할 때 현재 4조원 가량 조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KB금융이 우리금융을 합병할 경우 자산규모만 600조원이 넘는 거대 금융지주가 탄생한다. 지난해 기준 KB금융의 자산규모는 282조원이고 우리금융은 326조원이다.KB금융은 아직까지 특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으나 우리금융 매각방법이나 일정을 보고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KB금융 관계자는 “시기와 일정 등을 지켜보고 있으며 상황에 맞춰 참여 여부 등을 결정할 뿐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이 같은 상황 때문에 우리금융 매각과 관련해 우리‧KB금융의 차기 회장을 연결시켜 선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새로 선출된 회장 임기 중 우리금융과 KB금융이 합병돼 메가뱅크가 나올 가능성을 염두해 둬야 한다는 말이다.신 위원장도 “우리금융 회장은 정부의 민영화 의지와 철학을 같이 할 수 있는 분이 맡는게 좋다”고 피력한 바 있다.한편에서는 메가뱅크 방식의 민영화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지난 18일 성명을 내고 신 위원장이 언급한 메가뱅크 방식의 민영화 방안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금융노조는 “메가뱅크는 국가경제의 핵심인 금융산업의 구조적 리스크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한 곳에 집중시켜 금융위기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노조 측은 “우리금융은 이미 충분히 독자생존이 가능하다”며 “국민주 방식이나 블록딜 방식으로 민영화하고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오히려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할 수 있는 현실적 방법”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