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레져의 꽃 ‘윈드서핑’…의암호 경치에 취하다

2021-06-09     기고
장수동
[매일일보 기고] ‘윈드서핑’은 아직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스포츠다. 하지만 유럽 등 레저 강국에서는 젊은층부터 노년층까지 폭넓게 사랑을 받고 있는 ‘수상레져의 꽃’이다. 1967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윈드서핑은 1980년도를 전후로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1976년 바하마 윈드서핑 세계선수권대회가 확산의 기폭제가 됐다. 윈드서핑은 이미 1984년 LA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정도로 인기있는 수상레져 종목이다. 윈드서핑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곳은 경기도 대성리의 남한강이다. 또 지난 1986년에는 한강시민공원이 개장하며 많은 이들에게 수상레져 체험의 기회를 제공했다. 한강만큼 많은 이들이 찾지는 않지만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의암호도 수상레져를 즐기기 안성맞춤이다. 특히 윈드서핑을 즐길 때 볼 수 있는 경치는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말로 표현하기 벅찰 정도다. 삼악산 정상에 해가 올라설 즈음 의암호는 햇볕을 받아 영롱한 보석처럼 반짝이기 시작한다. 중도(中島) 부근 수평선에는 울긋불긋 나비 날개를 닮은 세일(sail) 십여 개가 바람에 ‘파르르’ 몸을 떤다. 이내 형형색색 나비들은 수백 미터의 의암호를 순식간에 미끄러지며 하얀 물거품을 일으킨다. 바람 좋은 휴일 오후에 이를 보며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시원한 청량감과 스릴감을 선사하기에 충분하고 윈드서핑을 즐기는 이들은 의암호의 바람과 하나됨을 느낄 수 있다. 최근에는 교통 환경이 개선되면서 서울에서 춘천까지 한 시간이면 당도할 수 있다. 자가용 뿐만아니라 경춘선이나 ITX를 이용해도 편리하게 춘천을 오갈 수 있다. 더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윈드서핑을 즐기고 싶다면 춘천 의암호는 제법 괜찮은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윈드서핑은 서핑과는 다르다. 최근 윈드서핑과 함께 대표적인 수상레져로 자리매김해나가고 있는 서핑과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요즈음 동해안에서 인기가 있는 서핑은 해변의 파도를 이용해서 하는 운동이다. 반면 윈드서핑은 자연의 힘인 바람을 동력으로 달리는, 매우 속도감 있고 친환경적인 운동이다. 상급자가 빠르게 달리는 경우 그 속도가 시속 40~50km/h 정도에 이르고 체감속도는 그 두 배에 이른다. 윈드서핑 세계 챔피언 안톤 알 뷰는 바람만을 이용해 시속 90km/h를 기록하며 ‘바다 위에서 가장 빠른 남자’로 등극하기도 했다. 비록 드넓은 바다는 아니지만 춘천윈드서핑연합회(회장 김영묵)는 의암호에 20여년이 넘게 둥지를 틀고 있다. 연합회 회원들은 윈드서핑을 즐기는데 그치지 않고 윈드서핑의 저변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민 무료강습회와 체험강습을 수시로 개최하는 것이 그 사례다. 또 여름방학기간에는 대학생 체험학습에도 전폭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모두 더 많은 이들이 윈드서핑을 즐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두 팔 걷고 나서고 있는 셈이다. 올해에는 코로나19로 야외활동에 지장을 겪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코로나19가 지나간 후 특별히 무료한 일상에 지쳐 긴 잠에 빠져 있는 당신의 생각과 감각 세포(細胞)를 깨우고 싶다면, 체력을 다져 완벽한 속도감으로 런닝하이의 무아지경에 도달해 보고 싶다면, 올여름 윈드서핑에 도전해 보기를 권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