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올해도 약가 인하 추진에 ‘울상’

정부의 재 약가인하 움직임에 볼멘소리

2014-04-22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정부의 추가 약가인하 추진에 제약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약가인하 폭을 현행 10%에서 두 배가량 확대하는 내용의 ‘사용량 약가 연동제’개편안을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시행할 계획이다.사용량 약가 연동제란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 위해 사용량이 증가한 의약품에 대해 보험약가를 인하하는 제도이다.이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일부 제약사들의 의약품은 수익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사용약가 연동제에 따른 약값 인하폭은 최대 20%로 조정, 연간 매출 증가액이 50억~70억원 이상인 제품 또한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복지부는 이번 개편안을 통해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싼 국내 약값을 안정시킬 수 있는 대책으로 내다보고 있다.이에 제약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며 정부의 약값 인하 움직임에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앞서 복지부는 지난해 4월 일괄 약가인하 시행 이후 1년 만에 또 다시 약가인하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실제로 지난 해 일괄 약가인하 여파로 국내 10대 상위제약사들은 연평균 6000억원 정도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제약업계 관계자는 “약가인하 정책으로 인해 지난 해 실적부진을 겪었는데 또 다시 약가인하가 시행되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또한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크게는 제약사들의 본업인 신약개발 마저 뒷전이 될 수도 있다”고 하소연했다.제일약품과 일동제약 두 양사는 지난 해 시행된 일괄 약가 인하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다.양사는 지난해 각각 126억원과 12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대비 각각 61.6%, 65.4%의 감소율을 나타냈다.약가인하 여파로 인한 제약업계 규모 축소가 맞물리면서 구조조정을 단행한 제약사도 있다.한국화이자는 지난 1969년 국내법인 설립 이후 처음으로 지난 1월 희망퇴직프로그램을 통해 80명을 감축했다. 화이자는 지난해 총 45개 품목의 보험약가가 인하됐다.앞서 한국얀센도 인원을 감축한 데 이어 아스트라제네카, 바이엘 등도 구조조정을 실시한 바 있다.일각에서는 추가 약가인하 시행으로 제약사들의 연구개발 의지까지 희석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마저 흘러나오고 있어 향후 제약업계와 복지부와의 팽팽한 기싸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