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비대면 전환] 조선·철강 등 B2B 기업은 ‘비대면 과도기’

B2B 기업 대면 영업만의 장점 많아…특정 소수 대면하는 것도 비대면 전환 늦춰 불특정다수 광범위한 접촉 없다는 점에서 기존 방식 선호…비대면 전환 시간 걸려 조선·철강업계, 솔루션 마케팅 선호…고객 애로·니즈 파악 후 즉석에서 해법 제공

2021-06-10     문수호 기자
포스코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정부가 비대면 유통인프라 강화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비대면 시대가 열리고 있다. 제조업도 채용과 면접 등의 부문에서 이미 비대면 방식이 통용되고 있고, 스마트폰과 자동차 등 B2C 부문을 중심으로 비대면 마케팅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조선·철강 등 전통적 B2B 산업은 여전히 대면 영업이 주를 이루고 있어 비대면 전환은 험난한 상황이다. 10일 조선·철강업계에 따르면 비대면 영업 방식으로의 전환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분위기다. 스마트폰과 자동차 등 주요 제품들이 비대면 마케팅을 통해 온라인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데 반해 이들 제품은 규모가 크고, 불특정 다수를 위한 제품이 아닌 만큼 기존 전통영업 방식이 고수되고 있다. 철강업계의 최근 유행하는 대표적 영업 방식은 포스코의 ‘솔루션 마케팅’이다. ‘솔루션 마케팅’은 제품 판매 단계에서 포스코가 고객사의 기술적 애로 사항 등을 해결해주는 방식으로, 고객 니즈 수렴 차원에서 철강업계를 대표하는 영업방식으로 자리매김했다. 포스코는 영업사원과 기술연구원이 짝을 이뤄 고객사 미팅을 할 만큼 ‘솔루션 마케팅’을 중시한다. 최정우 회장 부임 이후 효율적 관리 차원에서 연구원이 마케팅 부서에서 분리됐지만, 여전히 한 마케팅 그룹당 1명의 기술영업사원이 남아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솔루션 마케팅은 고객사의 기술적 애로사항을 포스코가 영업단계에서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조선사가 후판 물성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때 포스코 기술연구원이 영업사원과 동행해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이는 철강업계서 대부분 벤치마킹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동국제강 역시 럭스틸 판매를 위해 건재 수요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파악하고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다양한 소재의 공급사와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대면을 통한 기술영업이 더욱 빛을 발할 수밖에 없다. 조선 산업 역시 이와 비슷한 마케팅을 하고 있다. 조선사의 고객인 선주의 경우 발주 단계에서 수많은 요구사항을 조선사에 내민다. 수주를 받기 위해서는 단지 선박 가격만이 아니라 이러한 선주의 요구사항을 얼마나 잘 이행할 수 있느냐가 수주를 할 수 있는 요건이 된다. 이러한 방식의 마케팅은 비대면 방식으로는 설명이 어려운 부분이 많아 비대면 마케팅으로의 완전 전환은 다소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B2B 판매는 기업과 기업이 거래하는 방식으로 불특정 다수와의 광범위한 접촉이 적다는 점에서 비대면 마케팅으로의 전환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도 영향을 준다. 특히 오랜 기간 거래를 유지해온 기업 간 신뢰 역시 마케팅에 유용하게 작용한다. 영업사원이 어려운 시기에 관련 유통업체 사장이나 오랜 기간 친분이 있는 기업에 판매를 독려할 수 있는 것도 전통적인 대면 영업의 장점이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화상 회의 등만으로는 직접 대면해서 얘기를 하는 것과 매우 큰 차이가 있다”라며 “철강영업의 경우 유통 판매점과의 거래는 오랜 기간 관계를 맺는데서 오는 신뢰가 매우 크게 작용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