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인터뷰] 류수진 국순당 연구개발팀장 “1000억 유산균 막걸리=건강”
5단 발효로 일반 막걸리의 1000배 유산균 갖춰
신맛 잡기 위해 수백번 테스트로 상큼한 맛 내
‘1000억 유산균 막걸리’ 1분기 판매량 26% 늘어
후속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 출시·美 수출도
2021-06-15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건강에 좋을 것 같다’라는 막걸리 이미지에 부응하겠다.”
‘싼값에 배불리 먹는 술’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막걸리가 변화하고 있다. 이젠 막걸리도 프리미엄 시대다. 막걸리의 평균 가격인 1000원대보다 3배가량 비싸지만, 최근 소비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의 건강과 입맛을 한 번에 사로잡은 주인공은 바로 국순당이다.
국순당은 2018년 업계 최초로 선보였던 ‘1000억 유산균 막걸리’가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26.4% 늘어난 23만 병이 팔리는 등 인기를 얻자, 후속 제품으로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를 출시하고 미국으로도 수출하는 등 막걸리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프리미엄 막걸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매일일보>는 경기 성남시에 있는 국순당 부설연구소를 찾았다. 그리고 매일 10명의 팀원과 ‘음주’로 술맛 연구를 하며 업계 처음으로 프로바이오틱스가 들어있는 막걸리를 개발한 류수진(사진) 국순당 부설연구소 연구개발1팀 팀장을 만났다.
류수진 팀장은 18년 동안 백세주·대박막걸리 등 전국에 유통되는 국순당의 모든 주류 제조를 연구했다. 우리가 아는 국순당 대부분의 술은 그녀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1000억 유산균 막걸리와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류 팀장은 “2008년부터 법고창신이라는 복원주 브랜드 개발·복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우리 선조들이 술을 빚었던 방법에는 굉장히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걸 알았다”며 “술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유산균을 특화시키는 제법들이 있는 것을 보고 이 기술을 발전시키면 소비자들에게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류 팀장은 4년간의 연구 끝에 효모의 활성은 막으면서도 유산균이 늘어나는 발효 공법을 개발했고, 2018년 1000억 유산균 막걸리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상큼하고 기분 좋은 깔끔한 신맛과 실제 소비자들이 마시고 배변 활동 효과를 즉각적으로 보면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류 팀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유통기한이 짧다” “장기적인 배변 활동 효과를 느끼고 싶다” 등 이 제품에 대한 고객의 요구를 파악한 그녀는 유통기한은 늦추면서 면역력 강화 등 몸에 좋은 유산균의 효익을 오랫동안 소비자에게 전달할 방법은 없을까 고민 또 고민했다. 이후 장내 유산균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에 초점을 맞춰 1년여간의 시도 끝에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를 개발했다.
기존 일반 막걸리는 1억 마리 유산균이 들어 있는 반면, 1000억 시리즈는 유산균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 아닌, 진짜 1000억 마리 유산균이 들어 있다.
개발 방법과 과정은 당연히 달랐다. 류 팀장은 “기존 국순당 일반 막걸리는 발효 미생물 측면에서 알코올 발효에 중요한 ‘효모’에 초점을 두고 개발했다면,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는 ‘효모’와 유기산 발효에 관여하는 ‘유산균’에도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통 막걸리는 1~2단 발효를 통해 제품이 개발되는데 1000억 유산균 시리즈는 5단 발효를 거쳤다”고 강조했다. 알코올 발효 측면에서 보면 유산균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이 조금 제한돼, 각각의 발효가 최적의 조건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산균 배양만 3단 발효를 따로 진행하고 알코올 발효를 2단으로 진행해 총 5단 발효로 술을 빚은 것이다.
일반 막걸리보다 쏟는 개발 시간도 문제지만, 그녀는 개발 시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유산균 최적의 조건 잡기’를 꼽았다.
류 팀장은 “먼저 개발된 1000억 유산균 막걸리는 발효 단계에서 식물성 유산균이 고농도로 균일하게 유지되면서 발효할 수 있는 기술이 어려웠다고 하면,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는 관능 품질을 떨어뜨리지 않고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최적의 조건을 잡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채용한 유산균 전문 담당과 업계 유일하게 연구하는 것을 직접 생산하는 국순당의 노하우와 기술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적의 맛’을 내게 하는 것 역시 그녀의 몫이었다.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는 효모의 발효 풍미와 유산균의 풍미가 조화를 이룬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맛이 나오기까지 그녀가 하루 50잔 이상 마시는 경우는 다반사였다.
류 팀장은 “유산균 숫자가 많으면 신맛이 강해지다 보니 자칫 상했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어서 수백 번 테스트를 거쳤다”면서 “복합 발효에 의해 생성된 풍미와 원료의 감미로 전체적인 맛의 밸런스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매일 음주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닐 텐데도 그녀는 “어떻게 발효를 할지 고민하는 게 재미있다”며 “퇴근 후에도 집에서 남편과 유산균 막걸리를 즐겨 마신다”면서 수줍게 웃었다.
류 팀장은 1000억 유산균 시리즈를 더 맛있고 건강하게 즐기는 법도 알려주었다. 류 팀장은 “1000억 유산균 막걸리는 유산균 자체를 마시고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는 체내의 좋은 유산균을 키워주고 면역력을 강화해준다”면서 “효과를 보려면 두 제품을 함께 ‘많이’보다는 ‘자주’ ‘꾸준히’ 마시는 게 좋다”고 추천했다.
또한 1000억 유산균 시리즈를 김치냉장고에 보관해서 마시는 것을 권장했다. 류 팀장은 “김치 냉장고 온도가 거의 0도에 가까운데, 김치냉장고와 온도가 다소 높은 일반 냉장고에 같은 제품을 넣더라도 유통기한이 달라진다”며 “김치냉장고 보관 제품의 유통이 훨씬 오래 가서 더 신선하고 균일한 막걸리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울리는 안주로는 간단하면서도 상큼하고 산뜻한 프레제 샐러드 등의 샐러드류나 무침류를 추천했다.
그럼 누가 1000억 유산균 시리즈를 마시면 좋을까. 류 팀장은 “원활한 배변활동을 원하거나 가볍게 건강한 술자리를 원하는 분들에게 가장 잘 어울린다”면서 “실구매층은 외부에서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으면서 자녀, 가족을 생각하고 구매력이 강한 3040대 여성층인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류 팀장은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국내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도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유산균에 대한 반응을 크게 보여 향후 유산균 시리즈의 인기가 더 기대된다”면서 “막걸리를 즐겨 드시는 분들이 막걸리를 선호하는 큰 이유가 ‘건강에 좋을 것 같다, 몸에 좋을 것 같다’인 만큼 기대에 부흥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건강한 술을 개발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