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3파전] 정부 지원 탄탄한 미·중 반도체, 한국은 고군분투

삼성전자 반도체 점유율, 1993년 첫 10위권 진입 후 2018년 1위에서 다시 2위로 지난 10년간 일본 퇴보한 사이 미국과 중국, 한국 시장점유율 확대 경쟁 벌여 중국, 국가적 지원 속 무서운 추격…미국도 법안 마련해 반도체 지원 규모 늘려

2021-06-15     문수호 기자
삼성전자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미·중 간 패권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가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과 중국 정부가 반도체를 둘러싼 기 싸움을 벌이며 자국 기업에 상당한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한국은 정부 주도의 미·중과 달리 독자적 생존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1993년부터 세계 반도체 시장점유율 1위(매출 기준)를 지켜왔던 인텔은 2018년 삼성전자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1993년 첫 10위권 진입, 2002년 2위에 오른 이후 2018년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올랐지만, 이를 수성하지 못하고 지난해 다시 인텔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매출은 512억9100만달러였고 인텔은 677억5400만달러로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D램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로 인해 한국의 글로벌 반도체 점유율은 2018년 24%에서 지난해 19%로 감소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세계 반도체 시장의 평균 점유율은 미국 49%, 한국 18%, 일본 13%, 유럽 9%, 대만 6%, 중국 4%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과 대만이 지난 10년간 정체를 보인 가운데, 일본이 지난 2011년 20%에서 2019년 10%까지 급락했다. 미국과 한국은 점유율이 상승했고, 중국은 2% 미만에서 지난해 5%까지 상승하며 2배 이상 증가했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기업이 성장하고 있는 것은 정부의 지원이 상당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의 부상은 ‘반도체 굴기’ 등 중앙정부 차원에서 막대한 지원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 SMIC는 매출 대비 6.6%의 지원금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았고, 화홍(5%), 칭화유니그룹(4%)도 높은 수준의 지원을 받았다. 미국도 세제혜택과 연구개발비 등의 명목으로 지원을 받고 있다. 마이크론(3.8%), 퀄컴(3.0%), 인텔(2.2%) 등과 비교할 때 삼성전자(0.8%)가 받는 정부지원금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패권전쟁의 심화는 반도체 부문에서 가장 크게 두드러진다. 미국이 자국 부품이 사용된 제품과 장비를 화웨이 등 중국기업에 판매 금지를 내렸다. 이에 중국은 170조원을 쏟아부으며 반도체 굴기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70% 달성을 목표로 하면서 중국 비중이 50%가 넘는 한국의 반도체 수요 시장이 급변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역시 중국에 맞서 대만 TSMC 공장의 자국 내 유치에 성공했고, 120조원 규모까지 정부 지출을 확대하는 ‘Endless Froniter Act’ 법안을 준비 중이다. 한국의 수출 1위 품목이자 흑자를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는 미·중 패권전쟁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일본의 소재 수출규제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정부가 시스템반도체를 3대 핵심 신산업 중 하나로 내세운 만큼 이에 대한 확실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업계 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중국이 5년 전부터 반도체 굴기를 위해 국가재원을 투입해 오고 있고, 미국도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한국 반도체는 세계적 입지를 갖추기까지 기업 홀로 선방해온 측면이 없지 않다. 여건이 점차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도 연구개발비용 및 세제혜택 등의 정책적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