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3파전] 한·미·중 반도체 전쟁, 뒤처지면 죽는다
압도적 1위 미국, 가파른 성장세 중국, 딴지 놓는 일본
한국 반도체, 국내선 총수 부재 우려까지 첩첩산중
60% 넘는 중국 의존도 발목…타국 수준 정부 지원 절실
2021-06-15 문수호 기자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패권경쟁이 한층 격화되면서 한국도 반도체 시장에서 이들 G2 국가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미국과 2위로 부상한 한국, 또 국가적 지원을 등에 업고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까지 주도권 경쟁이 전개될 전망이다.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 10년간 반도체 시장점유율은 49% 수준으로 1위를 유지하고 있고, 한국은 10년간 점유율이 꾸준히 증가하며 18% 수준으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은 4% 미만으로 아직 점유율이 낮지만, 지난해 5%대에 올라서며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패권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반도체 굴기’에 나서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70% 달성을 목표로 170조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해 한국기업의 수요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도 ‘Endless Froniter Act’ 법안을 통해 반도체 부문에 120조원의 지원에 나서는 가운데, 한국은 한국판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3대 핵심 신산업 중 하나로 시스템반도체 육성에 나선다.
한·미·중 반도체 경쟁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지난 5월 한국의 반도체 수출금액은 81.5억달러로 전년 대비 6.5%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D램 가격 상승과 파운드리 및 팹리스 등 시스템반도체의 수요 확대가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문제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지난달 81.5억달러 반도체 수출 중 52.7억달러가 중국으로 수출돼 비중이 64.7%에 달했다. 미국으로의 수출은 6.9억달러로 12.3%의 비중을 차지했다. 한국으로선 중국 의존도를 줄이지 않으면 중국에 수요를 빼앗길 우려가 커진 셈이다.
우리 정부는 시스템반도체를 핵심 신산업 정했지만, 아직 지원 수준은 경쟁국에 비해 미미하다. 기업 홀로 선방해온 측면이 큰 데, 최근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리스크가 불거지며 의사결정권자 부재라는 위기에 놓였다.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기업들은 시장 내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비호를 받으며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중국 기업들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가파른 수요 성장세가 예상된다. 이들은 디스플레이부터 자동차·조선·철강 등을 비롯해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까지 자국 수요를 바탕으로 가파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 한국 반도체 산업은 국내에서 발목을 붙잡고 있는 오너리스크와 일본의 소재 수출규제에 따른 견제까지 더해 우려의 상황이 나타나고 있어 정부의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