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 우려] 철강업계, 반등은 ‘산업계 꼴찌’…재확산 타격은 1위
5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수출 감소, 4월부터 감소폭 크게 확대
철강업계 감산 불가피, 회복 시기 빨라도 내년 하반기 예상
건설·자동차·조선·일반기계·가전 등 후방 산업 침체로 수요 급감
2020-06-16 문수호 기자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철강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후방 산업 침체로 심각한 수요 감소 현상을 겪고 있어 재확산 시 실적 반등 시기가 매우 늦어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16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철강업계는 후방 산업 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과 함께 수출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4월 이후 수출 물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월 형강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고, 봉강은 23.4% 줄었다. 후판 수출은 0.4% 감소에 그쳤지만, 열연강판이 9.4% 감소했고, 냉연강판(-11.6%)과 아연도강판(-18.6%), 컬러강판(-14.3%)도 줄어들었다.
5월 감소폭을 보면 더 심각하다. 전년 대비 형강(-17.2%), 봉강(-55.5%)은 크게 줄었으며, 철근(-87.6%)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후판은 0.2% 감소에 그쳤지만, 열연강판(-22.4%), 냉연강판(-27.7%), 아연도강판(-50.4%), 컬러강판(-32.6%) 급감했다.
산업부가 발표한 수출실적을 살펴보면, 철강제품은 지난 1월(-17.2%)부터 2월(-10.0%), 3월(-6.5%), 4월(-24.1%), 5월(-34.8%)까지 모두 전년 대비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판매 감소에 철강업계는 공장의 수리·보수를 통해 감산을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는 포항 2열연 등 일부 설비들에 대해 수리·보수를 진행하고 있고, 여기에서 제품을 공급받는 하공정 철강업체들도 연쇄적인 감산에 들어간 상황이다.
시황 개선 시기에 대한 예상은 암울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15대 품목 수출시장의 시황 개선 시기를 조사한 결과, 철강 산업은 내년 하반기에나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회복세가 가장 느릴 것으로 예상됐다.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반도체 등 신산업으로 분류되는 산업이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철강 사업과 함께 석유화학, 일반기계 등의 회복세는 내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문제는 이 같은 전망도 3~4월 코로나19 확산에 의한 실물경제 악화에 따른 것으로, 재확산 시 피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철강업꼐는 건설·자동차·조선·일반기계·가전 등 대부분 산업에 소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이들 후방 산업이 살아나지 않으면 회복이 힘들다. 결국 시황 개선 시기가 가장 늦다는 뜻이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및 미·중 패권경쟁에 따른 물동량 감소, 글로벌 수요 감소 등의 영향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 정부의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전세계 공장이 멈추면 철강업계도 덩달아 멈출 수밖에 없다”며 “모든 후방 산업의 경기가 최악의 국면을 맞아 철강업계의 빠른 시황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