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최고존엄 한 명인 북한과 5천만 명인 한국의 차이
1945년 일본의 패전으로 해방된 조선. 위도 38선을 기준으로 북쪽에는 소련이, 남쪽에는 미국이 각각 일본군 처리를 위해 분할 점령하게 된다. 이후 38선 이북에는 소련의 사회주의 체제의 토대가 마련됐고, 38선 이남에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가 싹트기 시작했다.
3년이 흐른 뒤 38선 남쪽에는 자유주의자 이승만을 중심으로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이 건국됐고, 북쪽에는 1948년 9월 9일 소련군이었던 김일성을 주석으로 하는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이 수립됐다.
72년이 지난 현재 북한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김씨 일가의 3대 세습독재 전체주의가 유지되고 있다. 그것도 오류가 없는 최고존엄 수령체제를 떠받들고 있다. 북한에도 형식적인 투표가 진행된다. 반면 대한민국은 1950년 북한의 침략으로 발발한 6.25 전쟁과정에서도 선거를 통해 지도자를 선출했다. 이는 이승만 대통령이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자유민주주의 가치인 생명, 자유, 사유재산권 등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권리를 침해 받아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 3년 만에 최근 북한과 대한민국이 심각한 갈등관계로 빠져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선언’의 후속조치로 개성공단내에 설치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6월 16일 북한 최고존엄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의 지시로 폭파됐다.
앞서 김여정은 민간이 뿌린 대북전단을 빌미삼아 “확실하게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가 된 듯 하다”면서 “다음 번 대적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군대 역시 인민들의 분노를 다소나마 식혀줄 그 무엇인가를 결심하고 단행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예고한바 있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의 6·15 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북한의 노동신문은 “우리의 최고존엄을 함부로 건드리는 자들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 인민들과 인민군 장병들의 드팀없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큰 일이나 낼 것처럼 자주 흰소리를 치면서도 실천은 한걸음도 내짚지 못하는 남조선당국자들의 체질적인 우유부단성을 놓고 볼 때 이것 역시 위기모면을 노린 기만적인 술책에 불과하다는 것이 객관의 평가이다”라며 문재인 정권을 직접적으로 겨냥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북한은 대북전단이 최고존엄의 위상을 훼손시켰다는 것을 꼬투리 잡아 남북 관계를 최고조의 갈등관계로 만들어 가고 있지만 스스로 수령체제를 유지할 밑천이 바닥나 붕괴되어 간다는 것을 대내외 홍보한 것으로 여겨진다.
핵을 포기하지 않아 유엔의 대북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은 믿었던 중국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속여넘겨 핵보유국 인정을 받은 채 제재를 풀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다가 보기 좋게 되치기를 당했다. 이런 분풀이를 문재인 정권에게 쏟아 붓고 있는 형국이다.
남북 관계의 파탄은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되고 김정은이 빈손으로 돌아가면서 예상됐다. 직접 나서면 최대의 성과를 내는 최고존엄 김정은의 위상이 크게 손상됐기 때문이다.
이는 최고존엄이 한 명인 나라와 최고존엄 5천만 명이 있는 국가의 체제 차이에서 나오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문재인 정권은 북한만 바라보지 말고 각 개인이 존엄하다는 인식하에 생명·자유·사유재산을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는 품격이 배어나오는 정책을 펼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