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김여정 몰상식...더 이상 감내 안할 것"

文정부 대북 유화책 탈피

2021-06-17     조민교 기자
윤도한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청와대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일가의 일원이자 대남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직접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막말을 쏟아내자 "몰상식하다"며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또 북측이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 제안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라"고 했다. 이를 두고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 급선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도한 소통수석은 17일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6.15 공동선언 기념사 등을 통해 현 상황을 언급했다"며 "전쟁 위기까지 넘어선 남북 관계를 후퇴시켜선 안 되며 남북이 직면한 문제를 협력과 소통으로 풀어가자는 큰 방향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북한이 김 제1부부장의 담화에서 이런 취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무례한 어조로 폄훼한 것을 몰상식한 행위"라며 "남북 정상 간 신뢰를 훼손한 것이며 사리 분별 못하는 언행을 우리로서는 감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했다. 윤 수석은 또 "북측은 우리가 현 상황 타결을 위해 특사를 제안한 것을 공개했다"며 "비상식적인 행위이며 대북 특사 파견 취지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처사"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청와대가 이 같은 강경 발언을 공표한 것은 처음이다. 이는 이미 더 이상 남북 대화를 기대하기 힘든 국면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통일부의 입장발표는 이를 방증한다. 서호 통일부 차관은 "오늘 북측의 발표는 2000년 6.15 남북공동성명 이전의 과거로 되돌리는 행태"라며 "북측은 이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