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사퇴 후 사찰 칩거 중 "오지 말라"

"현재로선 복귀 생각 없는 듯"

2021-06-17     김정인 기자
미래통합당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데 대해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힌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충청 지역의 사찰에 칩거 중인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인 성일종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 원내대표가 충청도의 한 사찰에 머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성 의원에 따르면, 그는 전날 김종인 비대위원장 지시로 주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복귀를 요청지만 주 원내대표는 답을 하지 않았다. 또 성 의원이 정확한 소재를 물으면서 오후에 찾아가겠다고 했지만, 주 원내대표는 "오지 말라"고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 의원은 "현재로선 주 원내대표가 복귀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계속 설득하려 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가 절에서 휴지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교계과의 오랜 인연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그는 머리를 깎지 않은 승려라는 '유발승'(有髮僧)으로 불릴 정도로 불심이 깊다고 전해진다. '자우'(慈宇)라는 법명도 있다. 불자 국회의원과 국회 사무처 직원들의 신행모임인 국회 정각회 회장도 지냈고 현재 명예회장으로 있다. 또 지난 3월 총선 공천을 받은 이후, 불교신문과 인터뷰에서 "매일 아침 108배를 하면서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스스로 몸을 가다듬는다"며 "국회의원은 감투가 아니라 봉사자로서의 소임을 다하는 자리로 늘 인식하고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당내에선 주 원내대표의 복귀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매일일보와 만난 한 통합당 관계자는 주 원내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현 정국에서 야당 대표가 밀어붙이는 힘이 있어야하는데 주 원내대표는 그게 부족하다"며 "사퇴한다고 했다가 복귀하면 민주당에선 '역시 몇일 저러다 마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