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도권 경쟁] 수소 경제, 민관 합심 ‘글로벌 주도권’ 잡는다
현대차, 수소전기차 모든 공정 자체 생산 가능…수직계열화 완료
효성,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설립…2022년 완공 계획
한화, 태양광 등과 연계해 미국 수소 경제 진출…시너지 창출 노려
한국동서발전, 한화‧현대차 등과 협업…수소연료전지 발전설비 도입
2021-06-18 문수호 기자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국내 대기업들이 앞 다퉈 수소에너지 시장에 진출하고 있어 탄탄한 국내 수소 경제를 뒷받침으로 글로벌 경쟁 기업과의 주도권 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소에너지 시장은 소프트웨어 격인 수소전기차의 경쟁력 확보와 달리 하드웨어라 할 수 있는 인프라 부문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한화와 효성 등 주요 기업들이 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한 투자에 나서면서 수소 경제의 현실화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가장 앞서 수소에너지에 관심을 가진 현대차그룹은 투 트랙 전략으로 육성하고 있는 수소전기차의 경우 이미 수직계열화 작업을 마쳤다. 전기차 배터리를 외부 공급에 의존하지만 전기차와 달리 동력원이 수소에너지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만큼, 모든 공정을 자체 생산으로 충당이 가능하다. 현대차의 넥쏘는 현재까지 출시된 수소전기차 중 가장 진보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수소 충전소 등 인프라가 구비돼 있지 않아 실제 수소 생태계 조성까지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한화와 효성 등 주요 기업들이 수소 산업에 진출을 선언하면서 빠른 속도로 수소 경제 구현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효성은 지난해 대규모 탄소섬유 투자에 이어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효성은 산업용 가스 전문 세계적 화학기업인 린데그룹과 함께 오는 2022년까지 총 3000억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 운송 및 충전시설 설치와 운영을 망라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한다.
양사는 효성이 보유하고 있는 울산 용연공장 내 부지 약 3만여㎡(약 10,000여평)에 액화수소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연산 1만3000t 규모(승용차 10만대 사용 가능 물량)로 단일설비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이를 위해 연내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내년 1분기에 공장 착공에 들어가 2022년 완공할 계획이다.
한화그룹도 국내외 수소 산업 진출에 나서고 있다. 한화그룹은 최근 미국 수소 트럭 업체인 니콜라의 나스닥 상장과 함께 수소 사업 진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은 지난 2018년 총 1억달러를 선제 투자한 바 있다.
한화는 미국에서 친환경 융복합 사업 신규 진출을 목적으로 투자에 나섰다. 단순한 수소 산업 투자가 아니라 태양광과 첨단소재 부문과의 시너지 창출이 주목적이다. 한화큐셀은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모듈을 공급할 수 있고, 한화솔루션 첨단소재부문은 수소 충전소용 탱크나 트럭용 수소 탱크를 공급할 기회를 갖게 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미국 수소 산업 진출은 단순하게 수소 경제 투자가 아닌 미국과 유럽에서 점유율 1위에 올라 있는 태양광 사업 등과의 복합 시너지를 노린 것”이라며 “국내 수소 시장은 아직 이러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고, 시장 수요가 협소해 미국 시장에 먼저 진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화그룹이 미국 수소 경제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한화는 이미 지난 2017년 한국동서발전과 함께 세계 최대 50MW급 대산 부생수소 연료전지 발전소 건설에 나섰다. 충남 서산 한화토탈 부지 내 50.16MW(440kW ×114개) PAFC형 연료전지사업으로 석유화학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 수소를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한국동서발전(주)은 현대자동차와도 울산화력본부에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된 1㎿급 수소연료전지 발전설비를 구축하는 ‘국산 수소연료전지 실증사업’을 추진해 민관 협력사업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