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건강한 묘목 생산으로 ‘과수산업 백년대계’ 시동

바이러스 무병 묘목 생산 기술 확립… 보급 기간도 단축

2021-06-18     전승완 기자
과수
[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농촌진흥청은 우리나라 과수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바이러스 병 없이 건강한 과일 묘목을 생산·공급하는 기반을 구축했다고 18일 밝혔다. 국내 과수 묘목 시장은 618억 원(2017년 기준) 규모이며 사과, 배, 복숭아, 포도, 감귤 5대 과종이 전체 판매액의 54%, 생산량의 42%를 차지한다. 하지만 일부 바이러스 검정이 이뤄지지 않은 묘목이 공급돼, 과수원 바이러스 감염률은 평균 45%로 높은 편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나무는 생장이 더디고 생산량이 20%~40% 줄며, 과일 당도도 2브릭스~5브릭스(oBx) 정도 떨어진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농림축산식품부 ‘과수 묘목산업 선진화 대책’에 맞춰 △무병화 묘목 생산기술 개발 △국내 육성 품종의 무병화와 원종 공급 △민간의 무병화 묘목 생산기술 지원을 추진 중이다. 먼저 기술면에서는 5대 과종의 무병화 묘목 생산 기술을 확립하고, 단계별로 종합화된 매뉴얼(지침)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무병화 묘목은 어린 식물체를 열처리하거나 항바이러스제가 포함된 조직배양 배지에서 자라게 한 후, 세포분열이 왕성한 부분(생장점)을 잘라 생산한다. 이렇게 만든 묘목에서는 가지치기 도구를 소독하고, 매개충(진딧물, 깍지벌레 등)을 철저히 방제하면 경제 수명이 다할 때까지 바이러스 감염 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 육성 과수의 무병화도 순조롭게 추진 중이다. 농촌진흥청은 이미 국내 육성 품종의 90.7%인 98품종의 무병화를 완료했으며, ‘품종’ 개발 전 단계인 ‘계통’ 때부터 무병화를 추진하는 방식으로 생산 시스템을 개선해 무병 묘목 보급 시기를 7년가량 앞당겼다. 또한 새 품종의 육성 단계부터 바이러스의 감염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는 육종 소재로 활용되는 주요 품종의 무병화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올 하반기부터는 민간의 무병화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 무병화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지자체와 민간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열고 기술보급에 나설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황정환 원장은 “과수 무병화 묘목 생산 기술을 농촌진흥청 중심에서 지자체, 민간까지 확대해 조기에 목표 공급률을 달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겠다”며 “바이러스 없이 건강하고 우수한 과수 묘목 생산·공급을 통해 국내 과수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