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국민 행정편익 위해 행정사제도의 실효성 높여야

2021-06-21     기고
공인행정사협회
각종 거대 이익단체의 반발로 현대판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불렸던 행정사법 개정안이 우여곡절 끝에 최근 공포됐다. 제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개정법률안이 통과됐지만,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초 행정안전부는 행정사에게 행정심판대리권과 정책 및 법제에 관한 상담·자문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그러나, 이익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해당 내용을 삭제하고 재입법예고를 거쳐 국회에 제출되며 법안이 좌초될 위기를 겪었다. 특히, 행정사의 업무를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공인노무사법 개정안이 추진돼 이에 대한 저지를 계기로 행정안전부가 행정사법 개정법률안 재상정을 추진하고 전국행정사연합비상대책위원회가 적극 협력하면서 통과의 결실을 맺게됐다. 행정사법이 통과됐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하는 게 더 타당할 수도 있다. 우선 개정 행정사법이 시행되는 2021년 6월부터 행정사법인을 설립할 수 있게 된다. 행정사법인은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복합민원, 대형공사 인·허가 등을 조직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을 구성할 수 있도록, 3명 이상의 행정사를 구성원으로 해 행정안전부장관의 인가를 받아 설립할 수 있다. 특히 행정사법인은 「상법」상 합명회사를 준용함에 따라 대표자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지만, 행정사법인 활동의 공신력을 높일 수 있도록 행정사법인이 손해배상준비금을 적립하거나 손해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도록 명시했다. 특히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28일 각 행정사협회장과 간담회를 갖고 이번 행정사법 개정으로 변경된 사항을 신속히 진행하고 안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늦어도 9월 초순경까지 단일 대한행정사회 설립준비위원회가 설치되고, 행정안전부장관이 임명 또는 위촉하는 12인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해 정관 작성 등 설립준비를 하게 된다. 행정사업무신고가 되어 있는 행정사 중 협회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행정사는 단일 대한행정사회 설립 후 6개월 이내에 의무 가입해야 한다. 우여곡절 끝에 개정·공포된 행정사법이 시행되면 행정사의 위상과 역할 증대는 물론 국민의 행정편익이 획기적으로 신장될 것이다. 그러나 꼭 필요한 제도가 특정 이익단체의 강력한 반대로 제외된 것은 매우 아쉽다. 입법예고까지 되었다가 삭제된 행정심판대리권과 법제에 관한 상담·자문권, 입법예고한 개정안에 포함되었다가 국회 제출시에 삭제된 특정 교육을 이수한 행정사에 한해 행정심판대리권을 부여하는 제도 등은 반드시 재검토해야 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4월 15일, ‘일본 행정서사법 개정 동향 및 시사점’을 다룬 ‘외국입법동향과 분석’ 보고서에서 “일본은 행정불복심사 대리와 같은 직역을 확대하는 건에 대해 특정행정사 제도를 대안으로 제시해 다른 자격사의 업무 위축을 최소화하고 전문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라고 적시하면서 행정심판대리권, 특정행정사 제도의 도입 필요성을 지적한 바 있다. 특히 새롭게 출범을 앞둔 단일 대한행정사회와 행정안전부는 이번에 제외된 당면 현안을 법제화하기 위해 유관단체 및 국회, 정부 상호간에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고, 갈등요소와 쟁점을 관리하며, 구체적 정책 및 입법형성 과정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행정사제도의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는 정부조직과 정부혁신에 관한 종합계획 수립권한이 있는 중앙행정기관이다. 따라서 행정안전부는 행정사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법률 개정은 물론, 훈령 등 법률 개정 이외의 방법도 적극 활용하고 정비해야 한다. 특히 민원행정서비스, 민원실·센터 운영규정 등 훈령에 행정사의 행정법률에 관한 상담 및 참여를 안내하도록 한다면 행정사의 전문적 사전적 조력을 통해 국민의 행정편익과 행정효율은 더욱 증대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