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전세대란 정말 일어날까? 갭투자 전세 물량의 진실

2020-06-23     성동규 기자
6‧17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갭투자 전세대출규제에 대해 연일 비판의 목소리가 언론 지면을 도배하고 있다. 어느 언론도 대학 동아리까지 만들어지며 투기에 나서고 있는 갭투자들을 막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사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한 일련의 보도는 일반인들에게 정부 정책이 잘못되었다는 부정적 판단을 하도록 조장하는 듯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물론 정책 내용 중에 세세한 부분의 실수도 분명히 보인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서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21일 “실수요자 보호 원칙” 갭투자 전면차단” 의지를 재천명했다.  조정대상, 투기과열지구 지정 전 청약당첨자에 대한 대출규제 한도 미적용, 갭투자자 중 실수요에 해당할 임차 기간의 부조화에 대한 구제방안 마련, 재건축조합 거주의무에 대한 임대사업자의 불합리한 부분 수정 등을 신속하게 대처한 것은 다행이라고 보인다.  한 국가가 사회, 경제 복지 정책을 시행하게 되면 부작용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예를 들어 홍수방지를 위한 댐을 건설하게 되면 댐 근처의 주민은 보상을 받고 이주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다수의 농민을 위한 것임을 알기에 댐 근처의 주민은 기꺼이 협조한다. 한 국가의 정책은 다수의 공익이 우선시 되어야 하고 소수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진행되어야 하는 것은 민주국가의 당연하고 필연적인 수행과제다. 그러나 갭투자자 규제는 결이 완전히 다른 문제라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저금리인 전세자금대출을 주택 갭투자에 이용하는 것을 차단하고 갭투자자의 전세자금대출연장을 금지했을 때 부작용 발생할 가능성은 작고 공익적인 가치는 크다. 

갭투자자가 전세에 살던 집에서 나와 본인이 매수한 집으로 들어가게 되면 앞서 갭투자자가 살던 집은 전세물건으로 시장에 나오게 된다. 결국, 전세 물량 총량과 수요량은 전혀 변하지 않는 셈이다.
 
이번 대책으로 전세 물량이 감소할 거라는 논리에는 근거가 부족하다. 이런 점을 고려했다면 “갭투자 잡으면 전세대란 우려 확산“, “갭투자 전세 감소 불가피”, “갭투자 막으려다 전세물건 씨 마르나?” 등의 자극적이고 비판적인 기사를 쓸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알고도 기사를 썼다면 언론의 부도덕을 질책받아야 하고 몰랐다면 직무유기와 무능력에 대한 지적에서 벗어날 수 없다. 더욱이 일부 부동산 전문가, 학자라는 이들이 이러한 전세 물량감소에 동조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도 개탄스럽다. ‘견강부회’하는 기사보다는 진정한 양심 있는 기사들이 많아질 때 대한민국의 경제를 왜곡시키는 부동산 투기꾼은 좀 더 빨리 사라질 것이고 젊은 후세들이 좀 더 행복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날이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