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블랙컨슈머' 엇갈린 시각

업계 "민원감축 위한 선결조건" VS "근본 구조개혁 필요"

2013-04-25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보험업계가 민원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서 블랙컨슈머(악성 민원 제기 소비자)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금감원은 별개의 문제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보험 민원 50% 감축을 요구한 3월 이후,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블랙컨슈머가 늘어났다. 일부 보험사의 경우 금감원을 들먹이는 협박성 민원 비율이 30%이상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보험업계에서 규정하는 블랙컨슈머는 통상 ‘보험사의 법적책임이 없다는 판결 이후에도 계속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다.

보험사 관계자는 “이런 블랙컨슈머의 증가 때문에 전체 민원감축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블랙컨슈머 규제에 대한 입장을 밝혀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이러한 보험업계의 주장이 여론몰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전체 민원 중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블완전 판매와 지급관련 민원이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블랙컨슈머가 제기한 민원은 전체 민원의 1~2%에 지나지 않는다”며 “불완전판매 등 보험사 과실로 발생한 민원을 줄이고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려 노력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또 “규정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들어놓은 보험사가 상식적인 민원제기자에 대해서도 블랙컨슈머라는 딱지를 붙이는 경향이 있다”며 “보험회사가 주장하는 블랙컨슈머와 정부나 감독당국이 생각하는 블랙컨슈머의 기준이 같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보험 민원 50% 감축은 단순히 민원처리를 잘한다고 달성할 수 있는 수치가 아니다”라며 “약관과 담보를 단순화하고, 해약환급금이 높은 상품을 만드는 등 근본적인 구조 개혁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