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美 반대한다고 대북지원 못하는 것 아니다"

상황관리, 대북강경, 美와 대립 등 3가지 길 제시 "文대통령, 현재 상황관리 생각 강하나 향후 몰라"

2021-06-25     김정인 기자
문재인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유엔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대북 지원은 미국이 반대한다고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문 특보는 25일자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엔 제재에 저촉되지 않고 북한을 지원하는 방법이 있다"며 "식량 및 의약품 지원 외 한국인 관광객이 중국 등 제3국의 여행사를 통해 북한 비자를 발급받으면 (한국 정부가) 북한 방문을 허용하는 '개별 관광' 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반대한다고 우리가 못하는 것은 아니다"며 "동맹은 쌍방의 국익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문 특보는 또 북한의 대남 행보 배경에 대해 "북한은 이제 미국이 제재를 해제해주지 않고, 한국이 미국을 설득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안정적인 상황 관리를 통한 전쟁 방지 △북한이 군사적 대응을 하면 우리도 군사적으로 강하게 맞서는 강경 대응책 △ 미국과 대립하더라도 남북관계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는 큰 폭의 관계 개선 등 세 갈래의 길이 있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안정적인 상황관리' 생각이 강하다"면서도 "문 대통령이 어떤 것을 선택할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도 미국과의 족쇄를 풀고 대북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의 '북핵문제 발생 원인과 해법' 초청 강연에서 "북핵 문제를 키운 것은 미국의 대북정책이 오락가락했기 때문"이라며 "협상을 하려다 선(先)핵포기 후 경제제재를 해제하라는 존 볼턴(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같은 사람을 써서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또 "한국이 한미워킹그룹 밖에서 북핵문제를 풀기 위한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며 "한미 워킹그룹 족쇄를 풀고 나와 (북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