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선지급 포인트는 '빚'이 될 수도 있다

자칫 비싼 연체이자까지 물어야...당국 이용한도 설정방침

2014-04-25     강미애 기자
[매일일보 강미애 기자] #50대 주부 석씨는 작년 여름 무더위에 에어컨을 구입했다. 직원은 한 대형 카드사 카드로 결제하면 구매금액에서 50만원을 포인트로 제공하고 그만큼은 추후 카드 이용 시 적립되는 포인트로 결제하면 된다는 ‘선 지급 포인트제도’를 소개했다. 석씨는 당장 50만원을 절약할 수 있고 신용카드사용도 많으니 쉽게 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는 생각에 이 제도를 이용키로 했다. 그러나 포인트는 신용카드 이용 금액의 1%도 안 되게 적립될 뿐이었다. 결국 석씨는 50만포인트를 36개월(1달 1.5만포인트)동안 갚지 못하고 결국 현금으로 할인 금액을 상환해야만했다.물건 구입시 카드사가 일정 포인트를 매매대금 대신 지급해주고 회원은 나중에 카드 이용에 따라 적립되는 포인트로 상환하는 ‘선 지급 포인트’ 제도.그러나 정작 이용객 절반이 포인트가 모자라 결국 현금으로 상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한카드 등 전업 카드사의 선 지급 포인트 이용 회원 534만8000명 중 포인트 부족 때문에 현금으로 상환한 비율이 49.4%였다.하나SK카드와 KB국민카드의 현금상환 비율은 79.5%와 68.5%로 매우 높았다.이는 할인받은 금액을 포인트로 채우기에는 포인트 적립 비율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하나SK 등 주요 카드사에서 운영중인 선 지급 포인트제도를 조사해본 결과 포인트 적립비율은 최저 0.2%에서 최대 10%정도였다.이들 카드사사 선지급 포인트제도로 제공하는 최대 금액인 50~70만원을 할부 이자 없이 원금만 최저 적립 비율(0.2%)로 36개월 동안 갚으려면 한 달동안 거의 100만원을 카드로 사용해야한다.여기에 카드사에 따라 무이자할부, 공과금, 대중교통 이용액 등은 포인트 적립이 되지 않거나 월별 또는 최대 포인트 적립 한도가 있는 일도 있다.상환할 수 있는 포인트는 구입 후부터 적립한 포인트만 가능하기도 했으며 선 지급 포인트 제도를 이용 중에는 다른 중복 적립이나 혜택이 제한되기도 한다.이 같은 적은 포인트 적립 비율과 포인트 적립이 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 선 지급 받은 포인트를 갚아나가는 것은 카드이용객에게 쉬운 일이 아니다.또 2개월 연속 연체되거나 3개월 연속 카드 이용실적이 없으면 카드사는 선 지급된 포인트 중 미상환액을 일시에 청구하는 수 있다.그러나 카드사들이 이 같은 선 지급 포인트제도에 대해 자세한 설명 없이 선지급 포인트로 결제하면 추후 포인트로 상환할 수 있어 결제 부담이 덜어진다고만 선전하고 있다는 점이다.주부 석씨 역시 “선 지급 포인트제도 이용 시 이용금액으로 포인트를 쌓아 갚으면 된다고만 들었지 사용금액의 1%도 적립되지 않는 줄 몰랐다”며 “알았다면 이용하지 않았을텐데 그런 설명을 들은 적 이 없다”고 말했다.이 같은 피해가 확산되자 금감원은 포인트 결제 시 이자가 부과되고 포인트 부족 시 현금으로 상환해야 한다는 점 등을 회원에게 정확히 알리는지도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또 선지급 포인트 거래 조건, 상환의무 등을 충분히 설명하도록 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다.한편 금감원 관계자는 “선포인트 지급 제도가 마냥 혜택만은 아니다"라며 "잘못하면 연25%의 연체 이자를 물을 수도 있는 빚이 될 수 있다”고 카드이용객의 무분별한 선포인트 지급 제도 이용에 자제를 당부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카드 포인트 상환능력을 고려해 선지급 포인트 이용한도를 설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