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해고자가 기업 돈 받고 임·단협에 나오는 사태 눈 앞
해고자와 실업자도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문재인 정권은 지난 23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전임자에 대해 임금지급을 금지하는 조항도 삭제했다. 또한 퇴직한 교사와 정당한 해고 교원도 노조 가입을 허용하도록 교원노조법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이러한 ‘노조 3법’ 개정안은 국회라는 문턱이 남아 있지만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서 180석을 확보한 상태다. 20대 국회에서 논의조차 못한 ‘노조 3법’ 개정안이지만 21대 국회 시작과 함께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재인 정부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입법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국내 노동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빛 좋은 개살구’라는 비판이 거세다. 우리나라는 산업별 노조 운영방식이 대세인 유럽연합과 달리 기업별 단위노조가 임·단협에 임하고 있다.
단순하게 생각해도 회사와 근로계약 관계가 없고, 인사권에 영향을 받지 않는 해고자와 실직자가 노조원이 된다면 기존 노조 간부보다 더 과격하고 대립적인 노조 활동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기업의 경영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해고자 복직, 과도한 임금인상 및 후생복지 등 무리한 요구를 하면서 합리적인 노사관계를 만들기보다는 대립적 노사관계로 치달을 수 있다.
또한 현재 사용자가 노조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어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 받을 수 있는 조항(노조법 제81조 제4호)을 삭제함으로써 노조활동의 ‘자주성’ ‘독립성’을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개악을 했다.
실제로 거의 모든 나라에서 노조전임자에게 급여지급을 금지하고 있다. 특히 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 제 98호 제2조에도 이를 규정하고 있다. 근로시간면제제도의 사용 주체를 ‘근로자’에서 ‘노조업무에만 종사하는 근로시간면제자‘로 변경한 것도 커다란 문제다.
이는 근로시간면제가 일반 노조원의 근무시간 중 노조활동에는 적용될 수 없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어 일반 노조원들의 근무시간 중 유급 노조활동 보장요구가 노사간 쟁점으로 부각되고 실질적으로 근로시간면제가 무한정 늘어날 수 있다. 지금도 음성적으로 근로시간면제한도를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벌칙조항을 폐지하면 불보듯 뻔하다.
우리나라는 2019년 세계경제포럼(WEF) 노사관계 협력순위가 141개국 중 하위권인 130위에 머물고 있다. 정리해고비용은 116위, 고용 및 해관행은 102위, 임금유연성은 84위 등으로 '노동시장 및 노사관계 경쟁력'이 97위에 머물고 있다. 경제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34위라는 초라한 성적표가 대한민국의 수준이다.
이에 경영계는 이번 ‘노조 3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그대로 통과될 경우 노조의 단결권만을 강화시키고 근로시간면제 한도를 초과하는 조합원의 노조활동이 확대되어 현재도 기울어져 있는 노조측의 힘의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선진적인 노사관계 조성은 꿈도 꿀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파업 등 노조의 쟁의행위에 대한 사용자 대응권이 미약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체근로를 폭넓게 허용하고, 사업장 점거는 불법으로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 사용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부당노동행위 규제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21대 국회는 기업이 있어야 노조도 존재한다는 상식의 기반위에서 ‘노조 3법’을 의결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