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수사심의위 ‘불기소’ 권고, 검찰 수사 중단할까?

검찰, 심의위원 상대로 혐의 입증 실패...재판 가서도 판사 설득 어려울 듯 불기소 확정 시 파기 환송심만 남아 사법리스크 절감...뉴삼성 플랜 가동에 동력

2021-06-26     문수호 기자
이재용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26일 열린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와 관련한 기소 여부 타당성 여부 심사에서 불기소 의견과 함께 수사를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이로써 1년 8개월 동안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온 검찰의 기소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이날 심의위가 최종 불기소 의견을 내면서 검찰 수사팀은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 여부를 놓고 고심할 수밖에 없게 됐다. 심의위의 의견은 법적 구속력이 없어 검찰의 기소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검찰은 앞서 열린 8번의 수사심의위 결과에 모두 따른 바 있다. 검찰이 오랜 기간 수사를 이어온 만큼 예외가 있을 수 있지만, 기소를 강행할 경우 검찰이 직접 만든 수사심의위 판단을 스스로 무시하는 결과여서 세간의 ‘질타’와 ‘부담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수사심의위는 검찰의 수사 중립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해 자체적으로 만든 제도로, 검찰은 수사심의위 권고를 받아들이는 게 일반적 사례였다. 검찰이 기소를 하지 않게 되면 이재용 부회장은 이제 파기 환송심만 남게 돼 사법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된다. 만약 수사심의위의 불기소 권고에도 검찰이 기소를 강행하면 파기 환송심과 더불어 강한 압박을 받게 돼 경영 전선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 다만 외부전문가의 시각이 불기소로 결정남에 따라 이마저 무시할 경우 검찰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 검찰은 다양한 문제로 세간의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심의위원을 상대로 혐의 입증에 실패한 만큼, 재판에 가더라도 판사들을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검찰의 불기소가 확정되면 삼성으로선 뉴삼성 플랜 가동에 동력을 얻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최근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패권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침체 등 대내외적 여건이 좋지 않아 이재용 부회장은 올해 사장단 간담회와 국내 사업장을 방문할 때마다 연구개발에 총력을 다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