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18개 상임위원장 싹쓸이

통합당 "전두환 정권이 무너진 날 문재인 정권 몰락의 길 들어섰다"

2021-06-29     조현경 기자
29일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12대 국회 이후 32년만에 원내 다수당이 국회 상임위원장을 싹쓸이 했다. 이로써 거대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남은 2년간 국정운영의 모든 책임을 온전히 지게 됐다. 미래통합당은 "33년 전 전두환 정권이 국민에게 무릎 꿇었던 그날(6.29선언), 문재인 정권이 몰락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고 역사는 기록할 것"(주호영 원내대표)이라고 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29일 오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원 구성 문제를 두고 회동했으나 최종 협상은 결렬됐다. 앞서 전날 양당은 3시간 30분가량 회동하면서 합의문 초안을 만드는 등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루었으나 후반기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통합당은 법사위를 법제위원회와 사법위원회로 나누는 안 또는 법사위원장직을 여야가 1년씩 또는 전·하반기로 나눠서 맡자고 제안했고, 민주당은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차기 대선에서 승리한 집권 여당이 맡자는 입장이었다. 결국 이날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두고 최종 협상이 결렬되자 박병석 국회의장은 상임위원장 선출을 마무리하고 3차 추가경정예산 심사에 돌입하기 위해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었다. 이날 본회의에서 선출된 상임위원장은 △운영위 김태년 △정무위 윤관석 △교육위 유기홍 △과방위 박광온 △행안위 서영교 △문체위 도종환 △농해수위 이개호 △환노위 송옥주 △국토위 진선미 △여가위 정춘숙 △예결위 정성호 등이다. 마지막 남은 정보위원장은 추후 정하기로 했다.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면서 한국 정치는 새로운 길로 들어서게 됐다. 민주화 이전 다수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차지하던 관행이 부활했기 때문이다. 과거 관행의 부활이 책임정치로 이어질지 또는 군부독재 시절의 1당독재 폐습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에 대해 통합당 주 원내대표는 "오늘로 대한민국 국회는 사실상 없어졌고 일당독재, 의회독재가 시작됐다"며 "이른바 민주화 세력으로 불리는 이들이 한국 민주주의를 목졸라 질식시키고 있다. 민주당과 집권세력이 1987년 체제 이후 우리가 이룬 의회 운영의 원칙을 깡그리 무시했다"고 했다. 같은 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이) 다수라고 자기 뜻대로 해야겠다고 억지를 쓰는 이상 소수가 어떻게 대항할 방법이 없는 것 같다"며 "앞으로 남은 일년여 뒤에 정권을 우리 스스로 창출할 수 있다고 하는 신념에 불탄다면 오히려 하나의 좋은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