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숙 "文정부서 교육은 포기...부동산만은 중간이라도 가야"(종합)
연일 돌직구 "강성 친문도 쓴소리 고맙다 한다"
정세균 "정부 기능 못해" 김현미 "실패 아니다"
2021-06-30 박지민 기자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노무현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연일 강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돌직구를 날리더니 이제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은 이미 포기, 부동산만이라도 중간은 가야한다'고 국정 전반에 혹평을 가했다. 친노친문 진영 내부에서의 비판이라는 점에서 현 정부에게는 더욱 아플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고강도 비판에 정세균 총리는 정책실패를 시인한 반면, 주무부처인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정책실패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조 교수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재인 정부는 위기대응과 남북 관계에 있어서 저는 성공적이라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교육은 포기했어도 애정이 있기에 부동산 만큼은 중간이라도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의 삶과 재산에 너무 밀접한 정책"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그러면서 "조금만 사고의 발상을 달리하면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어진 발언은 신랄했다. 조 교수는 "국민이 실험대상도 아니고 아무리 대책을 내놔도 먹히지 않으면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서 정책에 변화를 가져오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라며 "높은 지지도가 저는 이런 당연한 정책결정과정의 생략을 초래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빗댔다. 그는 "박근혜가 정치적으로 성공했기에 정책적으로 실패했듯이 저는 문 대통령의 정치적 성공이 꼭 달갑지만은 않다"며 "지지도가 좀 떨어지더라도 정책적으로 성공해 역사적으로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지도가 높으면 정책적 실수에 대해 관대하게 되고 참모들도 헤이해져서 다 잘하고 있는 걸로 착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 교수의 비판은 청와대 참모와 정부 고위관료 등 부동산 정책 입안자들을 정조준하고 있다. 하지만 김현미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종합적으로 (부동산 정책이) 잘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책을 발표했지만 시행이 된 것도 있고 아직 안된 것도 있다. 모든 정책이 종합 작동하는 결과를 추후에 봐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정세균 총리는 이 자리에서 "정부의 많은 노력이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정책 실패를 시인했다. 정 총리는 또 청와대 핵심참모들이 다주택자이면서도 집을 처분하지 않는 데 대해 "공직자들이 부동산에 있어서 솔선수범을 하는 게 좋다"고 했다.
한편 조 교수는 '문 대통령의 부동산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자신의 글이 페이스북에서 사라진데 대해 "제가 대통령께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충분히 전해졌으니" 혼자보기로 돌려놓았다며 "제 페친(페이스북 친구) 대부분이 문 대통령의 진정한 지지자들이지만 저에게 어떤 싫은 소리도 없었다. 절친 중에 강성 지지자 많지만 오히려 지금 문 정부에 꼭 필요한 쓴소리 해줘서 고맙다는 문자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강성 지지자들의 공격에 글을 삭제했다는 관측을 부인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