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돈관리 문화의 플랫폼

2020-07-02     김서준(土美) 도시로 재생연구소 소장
김서준(土美)

[김서준(土美) 도시로 재생연구소 소장] 은행을 직접 방문하는 일보다 스마트폰으로 은행 볼 일을 보는 것이 당연시 된 것이 불과 몇 년 되지 않았다. 은행 영업점에서 은행 직원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처리했던 일들은 내 손 안의 스마트폰에서 이체를 하고 대출연장까지 한다.

인류는 오프라인으로 진행했던 많은 일상들을 이제 자연스럽게 스마트 테크놀러지로 처리하고 있고, 정보기술(IT)의 알고리즘은 본인도 모르는 사이 점점 더 우리의 일상속을 잠식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의 비대면 업무와 환경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이나 건축환경은 어떤가. 부동산 프롭테크는 일반지식의 수준을 몇단계씩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프롭테크란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리테크(Real Estate Technology, 부동산 정보 디지털화를 통한 설계 및 재무 컨설팅)에 빅데이터, 가상현실(VR), 블록체인, 핀테크 등 하이테크가 결합된 개념으로 전통적인 부동산 서비스와 기존의 오프라인 업무를 빅데이터 및 정보기술인 IT와 결합한 새로운 부동산 서비스를 의미한다.

​부동산 산업은 기존 공급자(개발업자와 건설사, 개발금융) 우선 사업에서, 최근에는 수요자 편의(임대 및 운영 관리, 감정평가, 중개 자문, 종합 자산관리) 우선 서비스 산업로 변화해 금융과 부동산, 건축이 함께 서비스 되어가는 기류이다.

현재 선보이고 있는 이러한 프롭테크 서비스는 부동산 지도, 부동산 가격, 수요자와 공급자의 매칭서비스, 자산관리솔루션, 중개업무 및 결재시스템, 크라우드 펀딩, 가격산정 및 물건 평가 서비스, 부동산 마켓팅, 스마트주택 등 부동산 정보의 범위가 몇 년 사이에 자산관리와 예측서비스까지 갖춘 영역으로 확장됐다.

국민 중 절반은 이용한 적 있다는 부동산 중개 플랫폼과 직접 방문하지 않고 현장을 볼 수 있는 지도서비스를 비롯해 건축 시뮬레이션, 전문적인 자문의 어플리케이션은 모든 정보 제공의 값이 하물며 무료이다. 앞으로 무료서비스는 일반인들의 지식 수준을 몇 단계 올려주는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다만 수익을 담당하는 중개료나 수수료를 기존의 중개업에서 나눠먹기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무료에 대한 값을 치루기도 한다. 업(業)의 수익범위를 위협한다는 중개업체의 불만이 있고 중개비를 무료로 제공하거나 변호사의 부동산 법률자문이 공인중개사법을 위반했다는 헤프닝도 있었다.

최근 몇 년간 은행권은 부동산과 건축의 범위를 넘나든다. 몇몇의 은행권은 최근 다양한 부동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동산 종합자산관리 플랫폼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IT로 인한 은행 업무의 변화와 코로나로 인한 고객과의 비대면 접점 강화 등의 이유로 고객에게 투자자문이나 보유 부동산의 개발, 관리, 처분에 대한 종합 컨설팅 서비스를 골자로 하고 있다. 사업성이 예상되는 부동산의 개발기획, 인허가, 시공사 선정, 공사관리 등을 직접 개발해주는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기존의 대면형식을 고수했던 은행의 오프라인 영업이 내 손 안의 애플리케이션으로 들어와서 부동산과 금융을 합성한 부동산 관련 매물 검색부터 시세조회, 대출한도 조회까지 가능하다. 고객에게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회원 중개업소에는 무료 매물 등록을 지원하는 개방형 부동산 플랫폼 모델이 된 것이다. 오랜 시간 축적했던 부동산 시세와 통계를 고객과 사용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은 돈관리 문화의 큰 변화다.

한가지 업종의 서비스는 이와 같이 두가지, 세가지 업종을 융합하고 통합하면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안 될 시대적 사명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을 맞이했다. 두터운 고객층과 구독은 현 시대에 ‘인기’를 증명하는 하나의 신분이 되어가고 있다.

결과적으로 금융, 부동산 프롭테크는 전문가들의 영역과 지식이 일반인들에게도 전방위적으로 알려주는 도구가 됐으며,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가 전략이고 경쟁력이었던 과거의 직업의 틀이 점점 붕괴되는 작금의 시그널이다.

Y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고객층의 주를 형성하게 될 가까운 미래. 스마트 테크놀러지가 당연한 세대에게 오프라인으로 행했던 많은 것들을 “나때는 말이야~”라는 경험을 들려주는 것이 더 이상 선배의 고유한 노하우가 아닐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