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이념보다 돈 더 믿는 586, 난 강남 아파트 안 산다"
강남 대신 청주 처분 노영민 비서실장 겨냥
"강남불패 시그널이 정권핵심에서 나온 것"
2021-07-05 김정인 기자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원희룡 제주지사는 5일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서울 강남 집이 아닌 충북 청주 집을 판 것을 두고 '강남불패' 시그널이 다름 아닌 정권 핵심부에서 나왔다고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노 실장으로 대표되는 586(5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 운동권 세력이 이념보다 돈을 더 믿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원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강남 아파트에 투자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은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며 "그러니 강남 집값 잡겠다는 정치인과 관료도 강남 집을 팔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운동권 출신 586도 강남 아파트에 집착한다"며 "솔직히 이념보다 돈을 더 믿는 것이다. '강남불패'의 시그널이 정권 핵심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원 지사는 이어 "저는 강남은커녕 서울에 집이 없다"며 "제주도에 지금 '사는 집' 한 채 있다. 공적 일을 하는 정치인이 말과 행동이 다르면 안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정치인의 기본자격이 '솔선수범'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원 지사는 앞으로도 1주택만을 보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의사인 자신의 아내도 같은 생각임을 밝히며 "왜 유혹이 없었겠습니까? 하지만 공인이 부동산으로 돈 버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믿었다"고 했다. 이어 2002년 서울 목동에 주상복합 아파트를 매매했지만 2014년 제주지사 당선후 집을 팔았다는 사실을 밝히고 "팔지 말라는 조언 많았지만 조금도 고민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 부부는 앞으로도 집은 사는 곳을 빼고는 다른 부동산은 갖지 않을 생각이다. 강남 아파트 가진 정치인 되지 않겠다"고 했다.
지난 2일 노 실장이 다주택자 청와대 참모진에게 이달내 1채를 제외하고 팔라고 강력 권고하면서 솔선수범 차원에서 자신 먼저 1채를 급매물로 내놨다고 했지만, 오히려 타는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는 평가가 많다. 당초 강남 반포 소재 아파트를 팔 것이라고 했다 청주 아파트를 처분하는 것으로 정정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반포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고 앞으로 오를 가능성이 큰 만큼 청주 아파트를 팔기로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한 추가 부동산 대책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노 실장 해프닝 다음날 성명을 내고 "투기를 조장하는 공급확대와 실효성 없는 종합부동산세법(종부세법) 개정으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며 "문 대통령이 지시한 정책이 부동산 거품만 더 키울 것"이라고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긴급 보고를 받고 실수요자·생애최초 구입자·전월세 거주 서민에 대한 지원방안 마련과 주택 공급 물량 확대, 다주택자 등 투기성 주택 보유자 부담 강화 등 부동산 안정을 위한 4가지 방안을 지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