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與,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세제 개편 '만지작'
앞다퉈 부동산 대책 재차 강조…세제 대폭 강화 언급도
세제 개편 법안 통과 ‘유력’…시장선 '실효성' 의문
2021-07-06 이재빈 기자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청와대와 여당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국토교통부에 이어 여당과 청와대도 연달아 집값을 잡겠다며 ‘선전포고’에 나서면서다. 하지만 여론과 시장은 정부가 이번에도 집값 잡기에 실패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이에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세제 개편을 통해 시장을 압박하겠다는 '카드'를 만지고 있다.
◇文·與, 부동산 대책 재차 ‘강조’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최고의 민생 과제는 부동산 대책”이라며 “최선을 다해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하며 서민과 청년의 주거 안정을 위한 대책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2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긴급 보고를 받은지 나흘 만에 또 다시 부동산 대책을 언급한 셈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또 “지난해 12·16 대책과 최근 6·17 대책, 곧 내놓을 정부의 추가 대책 등은 국회의 신속한 입법이 뒷받침해줘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며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부동산 세제 강화, 임대사업자 세제특혜 폐지, 생애최초·신혼부부 특별공급 확대 등을 거론하며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주택자와 법인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율을 강화하겠다”며 “각종 공제 축소 등 종부세의 실효세율을 높이기 위한 추가 조치도 국회 논의 과정에서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대표도 같은날 비공개 최고위에서 갭투자에 단호하게 대처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종이 호랑이가 아닌 투기 세력이 두려워하는 진짜 종부세가 필요하다”며 “투기세력을 뿌리 뽑고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라는 것이 국민의 단호한 요구”라고 부연했다.
◇부동산 세제 대폭 강화되나
업계에서는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줄이고 과표구간을 낮추면 전반적인 실효세율이 상당히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종부세는 그간 6억원(1가구 1주택 9억원)까지는 기본공제를 받을 수 있는 등 빠져나갈 구멍이 많아 실효세율이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당정청은 종합부동산세와 더불어 양도소득세 인상, 감면 범위 축소 등도 추진 중이다. 특히 임대사업자에 대해서는 종부세 합산과세 면제, 소득세 또는 법인세 감면 혜택 삭제, 양도세 과세 특례 삭제 등 각종 세제혜택을 축소 또는 삭제할 계획이다. 투기 세력이 임대사업자 제도를 악용해 투기에 활용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이 21대 국회에서 과반의석을 확보한 만큼 종부세 인상 등을 위한 개정안의 국회통과는 사실상 기정사실이다. 민주당은 20대 국회에서 처리가 불발된 △종부세법 △소득세법 △지방세특례제한법 △주택법 △민간임대주택 특별법 등을 오는 7월 국회에서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與, 공급 확대 거론…국토부는 특공 확대 검토
여당 인사들은 공급 확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해찬 대표는 “신혼부부와 생애최초주택 구입자에게는 내집마련의 기회가 늘어나도록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광온 최고위원도 “청년과 신혼부부는 물론 30~40대 실수요자가 체감할 실효성 있는 공급대책을 과감히 추진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이미 주택 청약 제도 중 특별공급 제도 개편을 검토 중이다. 개편은 생애최초와 신혼부부 특별공급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부동산 대책이 집값을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론과 시장 모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6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YTN 의뢰로 지난 3일 전국 만18세 이상 성인에게 6·17부동산 대책 후속조치에 대한 여론을 조사한 결과, 절반에 달하는 49.1%는 추가 부동산 대책이 ‘효과 없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한국보다 부동산 관련 세율이 높은 해외 국가들을 봐도 세금이 높다고 해서 집값이 안정되지는 않았다”며 “매년 꾸준하게 신규주택을 공급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 집값 안정에 더 도움이 된다. 요 몇 년 주택 공급량이 너무 들쭉날쭉했던 것도 집값 불안의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