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신협력시대] ‘전기차 퍼즐’ 맞춰가는 현대차, 핵심 플레이어 도약한다
정 수석부회장, 잇단 ‘배터리 회동’… 협력 확대 초석 놓아
내년 e-GMP 기반으로 경쟁력 향상된 모델 연이어 출격
2021-07-07 성희헌 기자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의 ‘배터리 회동’이 마무리된 가운데 현대차의 전기차 드라이브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현대차는 삼성SDI·LG화학·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와 협업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내년부터 양산되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모델을 통해 전기차 시장 핵심 플레이어로 거듭날 방침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잇단 ‘재계 총수 회동’을 통해 전기차 공급 확대를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지난달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달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각각 만나며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연이은 회동으로 선도업체 간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개발 등 협력 확대의 초석을 놓았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전기차 전문 매체 EV세일즈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1분기 2만4116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해 테슬라(8만8400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3만9355대), 폭스바겐그룹(3만3846대)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총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중 절반이 넘는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56만대를 판매해 수소전기차 포함 세계 3위권 업체로 올라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아차는 전기차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는 2026년 전기차 50만대(중국 제외)를 판매할 계획이다. 작년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전기차 점유율도 2018년 4.8%에서 작년 6.5%로 올랐다.
현대기아차는 2011년 첫 순수 전기차를 선보인 이래 현재까지 국내외 누적 28만여대 판매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전기차 판매는 15% 증가한 16만7000대, 시장점유율은 1.0%p 상승한 7.5%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2021년부터는 성장률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경쟁력이 강화된 전기차 전용 모델(현대차 NE, 기아차 CV, 제네시스 JW)을 출시하기 때문이다.
‘e-GMP’는 개발 단계부터 전기차 특성에 맞춰진 플랫폼이다. 내연기관의 엔진·구동축이 제거되면서 실내 공간도 확장할 수 있어 디자인 자유도도 높아졌다. 무엇보다 전체적인 효율성이 높아짐에 따라 1회 충전 주행거리도 500km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경쟁 완성차들 대비 전기차로의 이전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올해 2종의 콘셉트카인 45 EV(CUV)와 프로페시(세단)를 공개했다. 이 콘셉트카도 ‘e-GMP’ 플랫폼을 기반으로 생산되며 45 EV는 2021년 초, 프로페시는 2021년 연내 양산하는 것으로 계획 중이다. 기아차는 현재 2개 차종의 EV 라인업을 2022년 4개, 2025년 11개 차종으로 확대한다. 전기차 판매비중은 현재 1%에서 2022년 4%, 그리고 2025년에는 12%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제네시스는 2021년 2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신형 G80 기반 전기차와 ‘e-GMP’ 기반의 CUV인 JW다.
구성중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판매는 중장기적으로는 연평균 27% 증가하면서 전기차 시장 내 점유율 7%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테슬라와 같은 선두업체가 있고 잠재 경쟁업체들도 부상하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의 빠른 전기차 전환 속도, e-GMP 전용 플랫폼을 통한 상품성 개선, 다양한 외부 제휴를 통한 대응 등이 전기차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