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은 우리 모두의 문제”…SKT, 2억 관측소 빈공간 6만원 센서로 커버

SK텔레콤, 연내 센서 8000개 설치…‘지진관측 네트워크’ 구축 기상청·경북대와 협업 “기업 인프라 활용해 안전망 구축”

2021-07-09     정두용 기자
이상진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2016년 경주에 5.8규모 지진이 났을 당시 기지국 일부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때 느꼈죠. 지진은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요. SK텔레콤이 사회안전망을 만드는 이유입니다.” 이상진 SK텔레콤 5GX 인프라BM팀장은 9일 경기도 화성시 한국에스지에스 내진시험동에서 열린 ‘기지국 활용 지진감지 시연’ 행사에서 SK텔레콤이 ‘지진관측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는 까닭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SK텔레콤은 경주 지진 이후 기상청과 지진분야 연구협력 업무협약(MOU)를 맺고 2년여간 사회안전망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6만원 대의 저렴한 지진감지센서 개발에 성공했다. 이 센서는 현재 전국 기지국·대리점 등 3000여 곳에 설치됐다. 연내에는 기지국 외에도 파출소·초등학교 등과 같이 전국 인프라를 구축한 기관과 협업해 설치 장소를 8000여 곳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센서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는 SK텔레콤의 IoT(사물인터넷) 전용망을 통해 송신된다. 기상청은 24시간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데이터를 분석, 센서 사용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투입되는 비용은 모두 SK텔레콤이 부담한다. 이 센서는 지진관측소에 사용되는 기기에 비해 성능이 턱없이 부족하지만, 가격 부담감이 적어 ‘지진관측 네트워크’ 구축에 적합하다. 한 뼘 크기의 220V 플러그 타입이라 설치와 이동도 편리하다. 초당 100회의 진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밀 분석을 통해 일반 진동과 지진을 구분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지민 기상청 지진화산연구과 연구관은 “오경보에 대한 위험성이 있어 현재 센서의 신뢰도로는 지진 조기알람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면서도 “관측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지진관측소의 공백 지역에서 효과를 볼 수 있고, 한반도 지진 분석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전국 338개 관측소를 통해 지진 발생 후 7~25초 내에 조기경보를 발령하고 있다. 다만, 이 관측소가 평균 약 18km씩 떨어져 있어 지진 관측 공백 지역이 발생한다. 지진관측소 설치엔 약 2억원 규모가 투입돼 설치 지역 확대에 부담감이 있다는 게 기상청 측의 설명이다. SK텔레콤의 ‘지진관측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이 공백 지역을 일부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진 팀장은 “이 센서의 도입으로 당장 지진 경보 시간을 단축하긴 어려울 수 있다”며 “다만 8000개 센서를 설치해 지진관측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지역별로 세밀하게 진도를 알 수 있어 긴급한 곳부터 복구에 나설 수 있고, 센서가 설치된 건물의 흔들림 정도도 파악이 가능하다”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센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경북대학교와 국가 지진대응체계 고도화를 위한 연구를 2021년까지 추진키로 했다. 딥러닝·인공지능(AI) 등을 통해 센서의 부족한 감도를 보완할 방법을 찾고 있다. 권영우 경북대학교 초연결융합연구소장(교수)은 “기지국 주위 환경을 고려해 진동값이 산출되도록 센서와 시스템 성능을 고도화하고 있다”며 “연구실 환경에선 상당히 높은 신뢰도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류정환 SK텔레콤 5GX 인프라그룹장은 “최근 이통3사가 협력한 재난로밍 구현 등 재난상황에 대비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지진관측 네트워크 구축을 비롯해 5G시대에 통신사가 보유한 다양한 인프라를 활용해 사회적 가치창출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