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인터뷰] 박재승 비주얼캠프 대표 “100세 시대, 중년창업 전수하겠다”

중견기업 임원직 떠나 50대 나이에 시선추적기술 기반 창업 단행 초기 자금 확보 어려움 불구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 펼쳐

2021-07-12     신승엽 기자
박재승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시간이 허락한다면 내가 50대에 창업해온 과정과 몸소 스타트업 현장에서 경험했던 내용 등을 후배들에게 전달해 이 나라 스타트업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 특히 중년들에게 창업의 필요성을 역설해 새로움에 도전하는 힘을 전수하고 싶다.” 청년창업이 주류로 떠오른 현재 스타트업계에 던지는 박재승 비주얼캠프 대표의 메시지다. 박 대표는 의류 수출업체를 통해 사회에 첫 발을 디뎠다. 이후 무선호출사업자인 서울이동통신에서 최연소 영업소장돠 영업총괄팀장을 거치며, 관리자의 위치도 이른 나이에 경험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로우마켓(Lawmarket)이라는 인터넷 법률 사이트를 공동 창업했고, 이후 차세대 네트워크 장비업체 뉴그리드 마케팅‧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박 대표는 50대의 나이에 접어들며, 다른 이들이 은퇴를 준비하는 시기에 도달했다. 하지만, 남들과는 다르게 중견기업의 임원자리를 박차고 나와 지난 2014년 비주얼캠프를 창업했다. 국내 창업생태계가 청년을 주축으로 돌아가는 상황 속, 과감한 중년창업을 펼친 것이다.  비주얼캠프는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기술과 서비스를 구현하자는 취지로 설립됐다. 이후 ‘아이트래킹(시선추적)’으로 사업모델이 정해지면서, 구체적인 사업화에 돌입했다. 박 대표는 “모두가 클릭이나 스크롤 정보에만 집중했지만, 나는 이런 액션이 일어나기 전 단계인 눈, 바로 이 시선이 더 직관적이고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봤다”며 “수많은 책과 논문을 보고 찾은 문제점은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가 고가였다는 점이고, 이 기술을 보급화‧사업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스타트업의 경우 초기 자금 확보에 어려움이 뒤따르지만, 박 대표는 이를 정면돌파했다. 박 대표는 “스타트업은 사업화와 자금확보 등 수많은 긴장이 연속되기 때문에 바퀴벌레와 같은 질긴 생존력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에 따라 스타트업들은 빠른 실행력이 필요하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실천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비주얼캠프에는 석‧박사급 직원이 적다”면서 “학부생 출신들만으로도 집념을 가지고 끈기있게 기술을 파고든 결과, 모바일 시선추적 퍼스트무버가 된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탄생한 아이트래킹 기술은 해외 대기업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박 대표는 “아이트래킹 기술은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이 인수할 정도로 시장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비주얼캠프는 대형 업체들과 당당히 경쟁하고 모바일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간의 노력도 결실을 맺는 모양새다.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업체인 오포(OPPO)사와 기술개발 계약을 맺고 지난달 개발버전 납품을 완료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시선추적기술이 탑재된 스마트폰이 탄생할 예정이다. 교육분야에서는 비대면 트렌드에 발맞춰 온라인 교육의 단점을 개선시킬 것으로 보인다. 눈으로 아이들의 시선을 추적해 교사나 학부모한테 아이의 학습상태를 리포팅하기도 하고, 아이들 학습 태도 개선등을 통해 학습 집중도를 향상시키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늦더라도 꿈을 위해 창업하는 것을 장려하는 메시지도 전달했다. 박 대표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적어도 80세까지 일을 해야 하는 시대가 다가왔다. 젊은 나이에 회사에 들어가 20년 동안 시키는 일만 하면 수동적 사람이 된다”며 “창업은 내 두 발로 인생을 살아가는 것일 뿐 아니라, 어떤 불확실성이 다가와도 개척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실패도 해보고, 스스로 능동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면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적응할 수 있다”면서 “남 밑에서 월급쟁이로 살 것인가, 아니면 네 두 발로 세상 앞에서 살아갈 건가. 창업은 후자의 선택”이라며 말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