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의 건강,보건이 우선이냐 VS 먹고 사는게 우선이냐
사회적 거리두기와 국민 집단면역의 효율적 절충점 찾아야
2021-07-13 이승익 기자
[매일일보 이승익 기자] 6개월간 코로나 사태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엄청남 삶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가 터널의 끝이 아니라 시작점이다 보니 이제는 코로나가 우리 삶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비교적 사회적 거리두기에 충실한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전 세계 부러운 시선은 집중돼 있다. 얼마 전 질병관리본부가 국내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혈액 검사에서 코로나19 중화항체가 나온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다. 0.03% 수치다. 물론, 숫자가 적어 통계적 의미를 찾기에는 한계가 있는 수치다. 쉽게 풀어 말하자면, 방역과 전 국민이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한 덕분에 확진율이 낮지만 그만큼 전국민 면역력이 낮다는 의미다.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전국민이 안정권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60% 이상의 국민이 중화항체가 생겨야 면역력이 생긴다. 중화항체는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과 맞물려 바이러스가 세포 속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면역물질이다. 면역력이 생겨야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는 사람이 중간중간 버텨 인간 방패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전 국민 60% 집단면역 원리다.
여기서 코로나의 역설이 생긴다. 우리 모두가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해 코로나 확산을 막으면 집단면역은 계속 낮은 수준에 머무를 수 있다. 하지만 유행 기간이 길어져 자칫 사회·경제적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제한을 풀고 감염이 어느 정도 진행되도록 놔두면 확진자가 늘어 집단면역 수준은 올라간다. 하지만 그만큼 사망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각국이 거리두기와 집단면역 사이의 절충점을 찾아 다양한 방역 정책을 펴고 있는 이유다.
그 중 대표적으로, 코로나에 대해 느슨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폈던 스웨덴은 초기에 많은 우려와 국민의 불만을 샀지만 오히려 지금은 사회적 합의와 신뢰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스웨덴은 헌법이 보장하는 개인의 자유에 대한 침해를 최소화하고 사회안전망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취약계층 예방 조치를 강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우리에게 비대면 산업의 필요성을 불러왔다. 그러다 보니 소비시장에서는 오프라인 채널은 급속도로 매출이 감소하게 됐고, 온라인 이커머스 시장의 매출은 풍선효과 특수를 제대로 보게 됐다. 연일 학교를 가지 않는 초,중,고생들로 인해 집에서 먹는 삼시세끼를 감당하기 위해 식품회사의 HMR(냉동포장식품)시장과 배달회사의 매출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연일 집에서 게임만 하는 아이들로 인해 게임회사들도 표정관리를 하며 웃는 속내를 감추고 있다. 실내 스포츠 운동기구 회사 뿐만 아니라 실내 인테리어, 제약사들의 건강보조제들도 올해 최고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여행,항공,화장품,뷰티 등 대민접촉이 많은 사업이 본질일수록 매출은 곤두박칠치고 있다. 그중에서도 식당을 비롯한 유흥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은 고사하기 일보 직전까지 몰렸다. 더 이상 정부의 지원이나 금융권 대출을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문제는 이들이 대부분 서민층이라는 점이다.
유흥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어느 사장은 “굶어죽으나, 코로나에 걸려 죽으나 별반 차이가 없다” 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먹고 살기위해 사투를 벌이는 자영업자와 서민들의 애환을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느슨한 거리두기를 해야할지, 전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빡빡한 거리두기를 해야할지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극단적 화두에 대한 효율적 절충점을 찾는 것에 정부와 전 국민의 사회적 교감이 필요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