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다중채무자 ‘130만명’ 넘어서
대부업체 대출만 있는 취약 대출자만 96만2천명
2014-05-01 강준호 기자
[매일일보]은행과 제2금융권, 대부업체 등 금융회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악성 다중채무자가 2년 새 40만명 이상 늘어 130만명을 넘어섰다.대출규모도 57조원으로 커져 1인당 4400만원 이상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1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대부업체를 이용한 다중채무자는 2010년 6월 말 87만7000명에서 지난해 말 130만1000명으로 급증했다.2년 6개월 새 악성 다중채무자가 42만4000명 늘어났다.특히 이 가운데 96만2000명은 은행권에서 대출을 아예 받지 못하고 2금융권과 대부업체만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은행권의 가계대출 금리는 연 10% 미만, 저축은행·캐피탈, 카드사 등 2금융권은 15~25%, 대부업체는 39%에 달한다.돈을 빌리기 위해 대부업체까지 손을 벌렸다는 것은 신용도가 극히 낮고 대출상환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다중채무자의 대출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악성 다중채무자의 총 대출액은 2010년 6월 말 34조원이었으나 지난해 말 57조4000억원으로 2년 6개월 사이 늘었다. 1인당 대출액도 3877만원에서 4412만원으로 급증했다.
한은은 다중채무자의 급증 원인을 자영업의 과잉 경쟁에서 찾았다. 50대 이상 퇴직자가 창업 전선에 대거 뛰어들면서 이들의 자금 수요가 다중채무자의 급증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박장호 한은 과장은 “악성 다중채무자는 우리나라 가계대출자 중 가장 취약한 부분이니만큼,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