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 ‘깔따구 유충’ 등장…정수기 시장 난색
인천서 첫 발견 이후 수도권 비상…시설 불신 확대에 생수 이용자 늘어
2021-07-20 신승엽 기자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인천 지역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이후 서울에서도 추정물체가 발생하면서, 정수기 시장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깔따구 유충 피해 사례가 수도권에서 늘어나는 생수 확대가 늘어나자, 정수기 시장이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 정수기 제품 특성상 여러개의 필터를 통해 대부분의 이물질이 걸러지지만, 정수시설에 대한 불신이 경쟁 대상인 생수 수요 확대로 이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인천 지역에서 시작된 깔따구 유충 파장은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됐다. 지난 19일에는 서울시 중구의 아파트에서도 신고가 접수된 바 있다. 욕실에서 샤워를 마친 신고자는 바닥에서 유충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됐다고 중부수도사업소와 아파트 관리사무실에 신고했다. 수도사업소 관계자들은 현장에 도착해 김씨가 발견한 유충을 수거했고, 현재 유충의 정확한 유입 경로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발견된 유충은 1cm 길이에 붉은색을 띈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유사한 신고가 서울 영등포구에서도 접수됐다. 이미 인천과 파주에서도 관련 신고가 급증하고 있어 정수시설에 대한 신뢰가 급속도로 떨어지는 모양새다.
정수시설에 대한 불신에 정수기를 사용하는 곳도 줄었다. 정수기는 상수도에서 끌어올린 물을 정화해 소비자에게 마실 수 있는 물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제품에 탑재되는 필터들은 미세플라스틱을 분류할 정도로 고성능을 자랑한다.
업계 관계자는 “제거 성능면에서 가장 상위 스펙을 가진 역삼투압 제품의 경우 현재까지 여러 정수시설 이슈가 존재했을 때 단 한 번도 논쟁이 없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런 사건이 있을 때 생수를 구매한다는 이야기도 하지만, 제거성능이 높은 제품이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생수를 이용하는 수요는 일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인천지역 GS25‧CU‧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에서의 생수 매출은 폭증하는 추세다. GS25 인천 서구, 부평, 계양, 강화 등의 매장에서 지난 15일 생수 판매량은 전주 같은 요일 대비 177.1%나 증가했다. CU‧세븐일레븐도 지난 14~15일 전주 같은 기간과 비교할 경우 44.8%, 33.4%씩 늘었다고 답했다.
정수기 사용자들의 생수 전환은 일시적이라는 분석이다. 통상 정수기와 생수는 음용수라는 영역에서 경쟁을 펼치는 구도다. 각자 시장은 따로 분류되지만, 결국 소비자가 마시는 물이라는 점에서 동일하다는 뜻이다. 고객 타깃층을 놓고 봤을 때 생수의 이용자폭이 더욱 다양하다. 정수기의 경우 30‧40대 이상의 가정을 주요 타깃으로 설정한 가운데, 생수 시장은 1인 가구부터 정수기의 수요까지 포함하고 있다.
일시적이라고 하지만, 수도권 정수시설에 대한 불신 확대는 정수기 시장에 부정적이라는 주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수기 성능 자체적인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결국 국가에서 관리하는 상수도에 문제가 발생하면 정수기에 대한 신뢰도는 함께 떨어진다”며 “소비자들의 불신이 더욱 확산되기 전 정수기 필터의 제거성능에 대해 제대로 알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