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어 SK·LG도 답방할까?…“자동차 新 생태계 구축된다”
LG그룹, 차량용 디스플레이·조명사업 등 자동차 부품사업 확대
SK그룹, 5G·AI·빅데이터·사물인터넷 등 자율주행 분야서 협업 가능성
2021-07-20 문수호 기자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번 주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를 답방 차원에서 방문할 계획인 가운데, 전장 부품 등 새로운 협업 관계 구축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등 미래차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자동차 부품과 관련한 새로운 생태계 구축에 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21일 현대차를 방문하는 이재용 부회장은 전장 부품과 차량용 MLCC 등 전기차에 적용될 부품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1차 회동의 주제가 전기차 배터리였다면 이번 만남은 자동차 부품 관련 협업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현대차 답방에 대한 재계 내 기대도 크다. 답방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새로운 자동차 생태계 구축을 위한 논의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새로운 먹거리로 자동차 부품사업을 내걸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대표적으로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가 있고, LG디스플레이 역시 자동차용 패널을 회사의 주축 사업모델로 내걸었다. 실제 LG화학과 현대차는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공고한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고, LG디스플레이는 메르세데스-벤츠에 P-OLED를 공급하는 등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디지털콕핏은 물론 최근 자동차 트렌드인 인포테인먼트의 핵심인 센터페시아(대시보드 중앙에 있는 컨트롤 패널보드)에 주로 적용된다. 시장이 확대 추세여서 LG그룹에서는 배터리 외에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밖에 지난 2018년 자동차 헤드램프업체인 ZKW를 1조4000억원에 인수하며 자동차 조명사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과 함께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각각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가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커질 국내 시장 수요도 간과하기가 쉽지 않다.
SK그룹 역시 배터리 외에 미래 모빌리티 부문에서 현대차와 협업할 부분이 적지 않다. 5G 통신과 AI(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은 자율주행에 필요한 핵심 요소다.
실제 올해 5월 이스라엘의 자율주행차 관련 스타트업 ‘오토노모’의 지분 6.9%를 확보하는 등 투자에 나선 바 있다. 또 승차공유와 관련해 ‘쏘카’와 글로벌업체 ‘그랩’에 투자했다. 그랩은 현대차가 투자한 기업이기도 하다. 이밖에 SK텔레콤은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인 차세대 단일 광자 라이다를 개발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과거 자동차와 관련한 모든 분야를 직접 운영하는 수직계열화 방식을 추구했다면, 미래차 분야에 있어서는 철저한 협업을 강조하고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전기차 배터리 동맹을 구축을 통한 안정적 공급망 확보와 더불어 전장 부품, 차량용 디스플레이,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분야는 견고한 협업 체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새로운 자동차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준비 단계인 셈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재계 총수들의 회동은 정부가 추진 중인 그린뉴딜 정책을 기업이 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정부와 기업 간 시너지 창출 사례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SK·LG그룹 총수의 현대차 답방은 예단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