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인정하고 노동탄압 중단하라"

화물연대-대한통운 교섭 결렬…11일 0시 파업 '돌입'

2010-06-11     이명신 기자
[매일일보] 1만5000여명의 화물차주로 구성된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11일 0시부터 전면 총파업에 돌입했다.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 관계자는 "10일 오후 7시30분부터 11시까지 대한통운과 막판 교섭을 벌였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며 "11일 자정을 기해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날 화물연대는 ▲해고된 78명 조합원의 원직복직 ▲특수고용 근로자의 노동기본권 보장 ▲화물연대 인정 ▲노동탄압중단 ▲운송료 삭감 중단 등을 요구했지만 대한통운과 정부는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물연대에는 1만5000여명의 조합원이 가입돼 있으며, 15만명에 달하는 비조합원까지 참여할 경우 물류운송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철도본부와 공항항만 운송본부의 경우 대체 물량 수송을 전면 거부키로 했다. 이런 가운데 대한통운 광주지사 해고자 복직투쟁 중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박종태 지회장이 소속된 광주지부도 총파업 출정식을 갖고 조합원들의 결의를 모았다.광주지부 소속 조합원 300여명은 10일 오후 5시 광주 남구 광주공원 앞에서 '화물연대 광주지부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대한통운과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요구조건이 수용될 때까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화물연대는 ▲박종태 열사 명예회복 ▲대한통운 해고자 복직 ▲노동기본권 보장 ▲운송료 삭감 중단을 요구하고 있으며, 대한통운 측과 수차례 교섭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화물연대는 총파업 투쟁결의문을 통해 "이명박 정권과 대한통운은 조합원들의 당연하고도 소박한 요구를 탄압하고 있다"며 "열사의 마지막 외침을 가슴에 새기고, 결사항전의 각오로 총파업 투쟁에 매진할 것이다"고 밝혔다.또 "화물연대의 투쟁은 제 2의 민중항쟁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며 "화물연대가 이명박 정권 퇴진 투쟁에 선봉에 나서 서민과 노동자의 대변자 역할을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전남지부도 이날 오전 10시께 여수지회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갖는 등 광주.전남지부 회원 2500명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11일 0시를 기해 전국의 화물연대 지부와 함께 총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이에 따라 광주시. 전남도 등도 비상대책상황실 운영. 불법행위 단속. 자가용 대체 차량 투입 등 각종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경찰은 화물연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불법집회와 비조합원 운송방해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이다.광양항비상수송위원회도 여수. 광양 등 전남 동부권에 등록된 화물차 4500대 가운데 화물연대 조합원 차량은 790대 정도이고 광양항 장치율이 38%에 불과해 곧바로 물류대란을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섞인 예상을 하면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화물연대 광주지부 한 관계자는 "파업이 최종 결정된 이후에는 본부의 지침에 따라 파업에 나설 것"이라며 "밤이나 11일 오전이 돼야 구체적인 파업수준. 방법 등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광주전남에서는 19~20일 금속노조 파업돌입 이후 보건의료, 금호타이어 등이 순차적으로 파업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이와 관련 국토해양부는 집단 운송거부에 대비해 이날 오후 화물운송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고, 최장현 국토부 제2차관을 본부장으로 한 중앙수송대책본부를 본격 가동했다. 국토해양부는 운송거부에 참여한 화물차주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고, 미복귀자는 형사처벌하거나 화물운송자격을 취소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금호타이어㈜ 노조도 회사측의 구조조정안에 반발, 10일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과반수 찬성으로 쟁의행위가 가결됐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는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파업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됐다.금호타이어 노조는 11일 "조합원 387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과반수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조는 필요할 경우 파업을 포함한 쟁의행위를 할 수 있게 됐다. 노조는 지난달 11일부터 6차례에 걸쳐 임금협상을 진행했으나, 사측이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공장 규모 70% 감축, 인력 706명 구조조정'이라는 초강수를 내놓자 지난 4일 전남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냈다. 노조측은 ▲임금 7.48% 인상 ▲2008년 추가 성과금 및 올 성과금 지급 ▲실질임금 하락분 보전 ▲설비투자 이행 등을 요구한 반면 사측은 ▲임금 동결 및 정기 승호 보류 ▲성과금 지급 불가 ▲정원 재설정 및 여력인원 전환 배치 등 7개항을 제시하며 이같은 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광주과 곡성공장의 규모를 70%로 줄이고, 전체 인력의 13.3%에 해당되는 706명을 구조조정하겠다고 맞서 왔다.노조 관계자는 "쟁의행위의 시기와 방식, 규모 등은 다음주 중으로 정해질 것으로 본다"며 "사측에서 교섭에 응할 경우 언제든지 교섭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