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현 '보험업계 때리기'에 업계 반발

"보험민원 감축방안 내라" 요구에 "블랙컨슈머 양산" 볼멘소리

2013-05-02     강준호 기자

[매일일보]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보험민원 절반 감축을 강조하면서 보험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보험업계는 민원 감축을 악용해 악성 소비자 일명 ‘블랙컨슈머’가 양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일 금감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수현 원장은 지난 3월27일 출입기자잔 오찬간담회에서 “보험사 민원을 대폭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서도 보험사 민원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최근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생명·손해보험사에 ‘보험 민원 50% 감축 표준 지침’을 내렸고 보험사에 올해 보험민원 감축 방안을 오는 16일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또 금감원은 보험상품의 보험료 부풀리기에 대해 보험사 영업 정지나 최고경영자 문책 등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빈발하는 보험 관련 민원을 올해는 절반 수준으로 줄이려는 최 원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실제 지난해 보험사 관련 금융분쟁 조정 접수건수는 2만6531건으로 전년의 2만2654건보다 17.1%나 늘었다. 반면 저축은행 등 중소서민 금융업은 1만36건에서 9179건으로 8.5% 줄고 증권사 등 금융투자업은 763건에서 532건으로 30.3% 급감했다.

보험업계는 최 원장의 보험민원 절반 감축 의지에 대해 막무가내로 보험금을 요구하는 ‘블랙컨슈머’가 양산될 수 있다면 반발하고 있다.

손보사 관계자는 “보험사기로 볼 수 있는 블랙컨슈머도 민원 못지않게 많다”며 “블랙컨슈머와 민원을 같이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지 일반적인 가이드라인은 해결방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생보사 관계자도 “보험민원을 무조건 줄이라고 말하는 것은 민원자체에 예민해질 수밖에 없고 이를 악용한 블랙컨슈머가 양산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업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최 원장은 최근 보험업계 관계자들을 불러 “보험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높은 현실에서 민원을 줄여야 가입도 증가한다”며 “보험업계가 민원 감축에 따른 부작용만 부각시키면서 민원 감축 추진을 흔든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임원회의에서도 보험사들이 민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민원은 늘어나기 마련이라며 소극적으로 대응한다고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