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유동성 확보 위해 잇달아 EB 발행

이달 만기 도래 회사채 상환 목적

2014-05-02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현대상선이 연달아 교환사채(EB) 발행을 통해 유동성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당장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2000억원을 포함해 올해에만 5000억원 가량의 회사채 상환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2일 한국거래소는 현대상선에 대해 현대증권 주식을 담보로 한 교환사채 발행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은 현대증권 주식을 담보로 한 교환사채 발행을 검토 중이지만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답변했다.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오는 10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현대증권 지분을 기초로 500억원 내외의 EB 발행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현대상선은 지난달 30일에도 공시를 통해 보유중인 KB금융지주 주식을 담보로 싱가포르 등 해외시장에서 1304억 규모의 EB 발행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표면금리는 1.0%, 만기이자율 3.0%, KB금융주 1주에 4만2700원의 교환조건을 달고 있다.EB란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나 타 회사 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교환해 주는 조건으로 발행하는 사채를 말한다. 비슷한 형식의 BW(신주인수권부사채)나 CB(전환사채)가 발행 1년 뒤부터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것과 달리 EB는 발행한 지 1개월만 지나면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현대상선은 EB 발행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상환할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 2월에는 만기가 돌아온 2400억 규모의 회사채를 차환하지 않고 현금상환했다.현대상선이 차환발행을 하지 않는 것은 지난 2월 신용평가사들이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강등했기 때문이다. 신평사들은 신용등급 강등 이유로 해운업황 장기 침체로 영업현금흐름 불안정성이 높아졌고 차입금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했다.회사채 시장에서 일부 업황침체 업종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냉각된 상황에서 신용등급마저 강등돼 차환발행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설사 차환발행이 성사되더라도 신용등급 하락에 따라 이자비용이 늘어난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해 988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또 올해 만기도래분 4800억원을 포함해 2조5500억원으로 추정되는 회사채 전체 잔액의 이자비용만도 1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여진다.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어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조달금리가 낮은 EB가 최근 자금조달 루트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