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무공천 주장 안했다...당 지도부가 결정할 일"(종합)
당내 반발 크자 "의견개진일 뿐" 물러서
"적폐세력 어부지리 안돼" 공천 주장도
2021-07-22 조민교 기자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서울·부산시장 공천과 관련해 한발 물러선 입장을 밝혔다. 당초 이 지사는 "공천하지 않는 게 맞다"고 말한 바 있지만 당내 반발이 일자 이틀만에 "무공천을 주장한 바 없다"며 자신은 그저 의견을 내비친 것 뿐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이 지사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의 공천여부를 놓고 많은 논란과 제 입장에 대한 오보들이 있다"며 "저는 서울·부산시장 무공천을 주장한 바가 없다. 어떤 현상에 대한 의견을 가지는 것과 이를 관철하기 위한 주장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한 사람이자 민주당의 책임 있는 당원의 한사람으로서 이 문제에 의견이 있지만 이를 주장하고 관철하려고 적극적 노력을 기울일 의사는 없다"며 "그것은 당원의견수렴을 통해 당 지도부가 결정할 일이고, 저는 당원의 한 사람으로 투표에 참여할 뿐"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또 "원칙을 지키는 것이 청산되어 마땅한 적폐세력의 어부지리를 허용함으로써 서울시정을 후퇴시키고 적폐귀환 허용의 결과를 초래한다면 현실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낫다"며 "다만 이 경우에 약속을 어길 수밖에 없는 사정을 국민들께 석고대죄하는 자세로 설명드리고 사죄하며 당원의 총의로 규정을 개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 20일 이 지사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사꾼도 신뢰가 중요하다"며 "공당이 문서로 규정했으면 그 약속을 지키는 게 맞다. 아프고 손실이 크더라도 약속을 지키는 게 맞다. 공천하지 않는 게 맞다"고 했다. 또 "당헌·당규에 '중대한 비리 혐의로 이렇게 될 경우 공천하지 않겠다'고 써놨다. 그러면 지켜야 한다. 이걸(성추문) 중대 비리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며 "도저히 정치적으로 견딜 수 없다면 규정을 바꾸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국민에게 석고대죄하는 정도의 사죄를 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이 나오자 당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당 고위전략회의에서 "시장 경선은 내년 2월 정도에 해야 하고, 그러려면 연말쯤 후보를 낼지 말지 결정하면 된다. 지금 만약에 얘기하면 계속 얻어맞기만 한다. 후보를 낼지 말지는 그때 가서 결정하면 된다"며 "이 지사가 (서울·부산시장 공천에 대해) 답변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한다.
또 다음날 유력한 당권주자이자 대권주자인 이낙연 의원도 라디오 방송에서 이 지사를 겨냥해 "공천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해야 되는 게 연말쯤 될 것"이라며 "그걸 몇 개월 당겨서 미리 싸움부터 하는 것이 왜 필요할까. 다른 일을 먼저 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