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점 자동찬 생산대수 400만대 이하로 추락
국내 중소기업 나두고 왜 해외매각만 고집하나
2021-07-22 이승익 기자
[매일일보 이승익 기자] 지난해 국내 자동차기업의 생산대수가 400만대 이하인 395만대로 떨어졌다. 글로벌 자동차 생산대수 순위로 보면 멕시코에 밀려 세계 7위가 됐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우리나라 자동차부품 생산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이는 차부품 생산업체들의 중요한 저항점인 생산량 400만대가 의미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최근 투자은행(IB) 및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최근 삼성증권과 로스차일드를 매각 주간사로 선정하고 잠재 인수자들의 의향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외인수 후보기업들 중 베트남 자동차 업체 빈패스트, 중국 송과모터스, 지리자동차 등이 쌍용차 인수를 검토 중에 있다. 다만 쌍용차의 과거 최대주주였던 상하이기차의 ‘먹튀’ 논란이 있었던 만큼 해외기업이 인수에 나설 경우, 또 다시 기술만 빼먹고 버리는 악몽이 재연될까하는 우려부터 앞선다.
쌍용차 공장이 자리잡은 평택시와 노조 역시 쌍용차를 살리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지난 6일 대통령과 국무총리, 성산업통상자원부 장관, KDB산업은행장에게 ‘쌍용차를 도와달라’는 건의문을 보내기도 했다. 쌍용차 직원들은 지난 6일 한시적 공기업화를 제안한다는 소식지도 냈다. 기술만 빼먹고 버리는 외국기업에 매각하기보단 13년간 적자의 늪에 허우적대는 쌍용차를 제대로 살릴 수 있는 방안을 공모하여 쌍용차도 살리고 하청부품업체들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다.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산업을 살리고, 독일·일본·중국의 전기자동차 회사들과 경쟁해서 이기기 위해서는 대규모 완성차 공장 건립이 절실하다. 완성차 공장을 만들어야 부도위기의 하청 부품회사들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국영 자동차회사들을 세워 전기차를 ‘제조 2025’의 핵심 산업으로 키우고 있다.
쌍용차를 전기차 생산공장으로 바꾼다면 생존할 수 있는 데 왜 굳이 외국기업에 매각해 기술유출이나 먹튀 논란을 또 다시 겪으려 할까 필자는 심히 우려가 된다. 전기차 생산공장을 세우려는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들은 아무리 애를 써도 자금사정이 어려워 완성차 공장을 설립할 수 없다.
독일·일본·중국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로 ‘완성차 제조 공장’을 설립해서 전기차를 제조하고자 하는 중소기업들에게 임대해 주는 ‘혁신적인 정책’을 시행해 보는 것은 어떨까. 매년 지급되는 수십조 원의 일자리 창출 보조금과 실업 수당 및 중소기업 지원 자금 중에서 1~2조원을 할애해 정부 주도의 전기차 제조공장을 건립하여 중소기업들에게 임대해 준다면, 10년내에 직,간접적 일자리가 10만개 이상 창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필자는 감히 장담해본다.
전기자동차 산업분야에서 공정경제를 실현키 위해선 국토교통부에서 대기업과 중국 기업들만 혜택을 주고 있는 ‘자율인증제도’를 5년 이상 전기자동차 매출이 있는 전기차 제조 중소기업들에게도 동일한 혜택이 주어질 수 있도록 규제도 개혁해야 한다.
또, 환경부는 전기버스 보조금을 국내산과 수입산을 구분하지 않고 동일한 금액으로 지급함에 따라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전기버스가 그 혜택을 모두 입고 있다는 사실도 직시해야 한다. 최근 환경부로부터 전기버스(대형버스 기준) 보조금 자격을 획득한 전기버스가 총 40종으로 집계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산 25종에 비해 국내산은 불과 15종에 불과하다. 대량생산 및 저임금 등의 수혜를 입은 중국 전기버스들이 마을버스를 대상으로 중형보다는 대형 전기버스를 구매하도록 유도하고 있고 보조금만 받고 팔겠다거나 전기버스를 구매하면 리베이트를 주겠다는 식의 편법적 영업행위도 암암리에 성행한다.
결국, 국내 자동차 부품기업과 전기차 생산기업들은 규제와 역찰별로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며 설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이틈을 타 중국을 비롯한 해외기업들만 국내에서 판매 점유율이 높아지며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기득권을 높여가고 있다. 이래서야 10년 후를 내다보는 전기차 강국을 만들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선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