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순 "민주당에 여성 유권자 분노" 반성문
"피해자 무고 고소도 못막아내" 울먹
2021-07-27 조민교 기자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해 통렬하게 반성한다며 눈물을 보였다. 앞서 남 최고위원은 여성운동계 출신이자 당내 젠더폭력근절대책TF위원장임에도 불구하고 사건이 처음 제기됐을 때 적극 대처하지 않고 침묵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남 최고위원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는 여성 최고위원으로서 지도부였으나 당의 어젠다에서 젠더 이슈를 우선 순위로 이끌어가는 데 많은 장애와 어려움이 있었다"며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조사 심의를 거쳐 공천 배제가 된 성폭력 가해 지목인들이 선거가 끝난 이후에 신고한 피해자를 무고로 고소할 때도 제대로 막아내기 참 어려웠다"고 심경을 표했다. 이어 "민주당 지자체장의 연이은 성폭력 사건이 여성 유권자도 등을 돌리게 했다"며 "저부터 통렬하게 반성한다. 참담함과 자책감이 엉켜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음을 양해해달라"고 했다. 남 최고위원은 이 말을 하며 잠시 울먹이기도 했다.
남 최고위원은 해결방안으로 "선출직 공직자의 위력에 의한 성폭력 문제를 뿌리뽑기 위해서는 권력관계 성불평등을 성균형적으로 전환시켜야 한다"며 향후 민주당 국회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성평등 교육을 연 1회 의무화하겠다고 했다. 또 "조만간 당규를 정비해서 교육을 의무화하고 당원들에게도 성인지 감수성 교육과 성희롱 예방교육 등을 다양하게 실시하도록 콘텐츠와 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민주당 내 지도부의 성평등을 강조하며 차기 당대표 몫의 최고위원 2인을 여성으로 지명해 '여성 최고위원 30%' 원칙을 실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현재 지도부는 2명 중 1명을 여성으로 지명한 상태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도 공약인 30% 여성 임명을 지키고 있으며 이것이 대통령 인사권을 제약하지 않는다"며 "집권여당 최고위원도 여성이자 장애인, 여성이자 청년, 여성이자 지역, 여성이자 노동 등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을 지명하면 보다 성평등한 민주당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