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선까지 기다리지 않고 수도 이전 빠르게 추진할 것"
민주, 특별법 제정 통해 속도전 예고
통합 "서울보선서 공약으로 내걸라"
2021-07-27 박지민 기자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수도 이전' 드라이브를 걸고 나선 더불어민주당이 "대선까지 기다리지 않고 수도 이전을 빠르게 추진하겠다"며 속도전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특별법 제정을 시작으로 수도 이전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방침이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수도 이전을 공약하라"며 압박에 나섰다.
❚ 민주 "노무현의 꿈이자 박정희의 꿈"
27일 민주당은 국회에서 행정수도완성추진단 첫 회의를 열어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서울시를 경제수도로 속도감 있게 전환할 것을 밝혔다. 우원식 행정수도추진단장은 모두발언에서 "국토 균형 발전은 노무현의 꿈이자 박정희 전 대통령의 꿈"이라며 "행정수도 이전 문제는 좌우의 문제도, 정쟁의 대상도 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오늘을 시작으로 세종 행정수도 완성과 서울 경제수도 로드맵에 나서겠다. 서울을 다시 젊게 만들어 창업과 혁신이 샘솟는 국제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여야 합의가 행정수도 이전의 관건이다. 대선까지 기다리지 않고 빠른 속도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행정수도 완성은 더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이 기회를 잘 살려 행정수도 완성을 확실하게 앞당겨야 한다. 민주당은 2020년을 행정수도 완성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어 "실질적 추진 로드맵을 만들어 국회와 청와대, 서울에 남아있는 정부 부처 등을 세종으로 이전하는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대선까지 시간을 끌지 않고 그 전에 여야가 합의할 수 있는 안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 특별법 제정으로 '행정수도 이전' 속도전
민주당은 우선 '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 발의를 통해 행정수도 이전 추진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송갑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행정수도 이전 방안으로 "우선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은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라며 "개헌의 요구는 행정수도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과 함께 들어가면 권력구조 개편과 뭉뚱그려져 한꺼번에 논의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송 대변인은 다만 국회와 청와대 등의 공공기관 이전으로 세종시가 행정중심도시로서 면모를 갖출 것이라면서도 2차 공공기관 이전론에 대해선 일축했다. 그는 "이전 대상에 금융기관이나 대학, 심지어 KBS 얘기까지 나오는데 우리의 프로그램에는 현재 없다"며 "총선에서 이야기했던 '122개 공공기관이 이전 대상이다'라고 하는 게 확고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크게 보면 공공기관 이전이 국가 균형발전이라고 하는 명제 속에 있는 것들은 맞지만 어쨌든 행정수도 이전과 별개로 추진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 통합 "서울시민 의사부터 확인하라"
민주당이 '행정수도 이전' 추진에 속도를 내는 반면, 미래통합당은 서울시민의 동의부터 구하라며 제동을 걸었다.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에서 최근 왜 이렇게 급작스러운 수도이전 이야기에 불을 붙이는지 모르겠다"며 "민주당이 수도이전 생각이 굳건하다면 내년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수도이전 공약을 내걸고 서울시민의 의사부터 확인해달라"고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또 "민주당 대표는 (수도이전이) 헌법 사항이라 얘기하고, 원내대표는 일반 법률로도 옮길 수 있다고 오락가락해 국민이 많이 현혹되고 있다"며 "서울이 천박한 곳이니까 수도를 옮겨야 하는 것처럼 얘기하고, 파리의 센강과 한강을 비교한다. 이해찬 대표께서 도시의 발전 과정이라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데서 나온 발상"이라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서울을 '천박한 도시'로 표현해 비판을 받았다. 이날 통합당 비대위 회의장의 백드롭에는 이 대표의 발언을 겨냥한 듯 '아름다운 수도, 서울 의문의 1패'라고 적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