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장애인 복지 '한 입으로 두말'

[매일일보]삼성생명이 장애인전용보험 판매사 중 유일하게 판매를 중단했다.

앞에서는 장애인고용증진을 약속하고 뒤로는 안내도 없이 장애인전용보험 판매를 중단한 셈이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달 11일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장애인고용 촉진을 위해 장애인고용증진협약식을 체결했다. 같은 달 11일부터 22일까지는 서비스센터를 통해 장애인들의 취업 관련 서류를 접수했다.

하지만 장애인 취업 전형이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장애인 전용보험상품인 '곰두리 보험'의 판매는 중단됐다.

삼성생명은 한시적 판매 중단이라고 밝혔으나 언제 판매가 재개될지에 관한 안내가 없다. 실제 콜센터에 해당 상품에 대한 정보를 묻자 ‘이젠 판매되지 않는 상품’이라는 안내만을 했다. 홈페이지에는 아예 상품 메뉴가 사라져 있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개정작업이 길어져 당분간 판매가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영구적으로 판매 중단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달이 넘어가는 이 시점까지도 삼성생명의 곰두리 보험은 여전히 판매되지 않고 있다. 여타 상품의 판매조건 등에 관한 개정 작업이 대부분 4월 중 종료됐지만, 곰두리보험은 아직까지 아무 안내가 없다.

장애인보험은 가입창구가 부족한 만큼, 안내 없이 갑자기 판매를 중단하는 것은 장애인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지적도 있다.

곰두리보험은 일반보험 가입이 어려운 장애인 전용 보험으로, 2001년부터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3개사에서만 판매해왔다.

그럼에도 장애인에 대한 보험차별을 없애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는 국가인권위원회는 삼성생명의 이번 판매 중단 조치를 장애인 차별 사례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인권위는 올해 1월 ‘장애인 보험차별 개선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보험회사는 장애인에게 보험상품 및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절차와 의사소통 과정에서 정당한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권미진 인권위 장애차별조사과 담당은 “해당사항에 관한 피해 사실을 파악해 봐야 알겠지만 기본적으로 보험사는 이익을 추구하는 곳이니만큼 장애인 관련 상품 운영에 관해서 강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장애인개발원도 이번 사안이 소관 사항이 아니므로 공식 의견을 내기 어렵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