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지주 계열 생보사, 독자적 상품 개발 ‘등한시’

ING생명, 동부생명 등도 창사 이래 배타적 사용권 신청 ‘0건’

2013-05-05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4대 금융지주 계열 생보사들이 독자적 상품 개발을 등한시한다는 지적이다.

신한생명을 제외한 나머지 KB생명, 우리바비바생명, 하나HSBC생명은 창사 이래 배타적 사용권을 단 한 건도 등록하지 않았다.

ING생명과 동부생명, KDB생명, 에이스 생명도 배타적 사용권이 없었다. 또 손보사는 전반적으로 생보사보다 배타적 사용권이 적었다.

배타적 사용권은 협회가 독창적인 금융상품에 부여하는 일종의 특허권이다. 평가기준은 독창성, 수익성, 소비자 편익 등이다.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업체 이외의 보험사는 최대 6개월간 이와 유사한 상품을 내놓을 수 없다. 보호 기간이 짧아 실효성은 적지만 업체의 상품 개발 능력과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준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일부 상위 보험사를 제외하고는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할만한 독창적 상품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5일 생보협회에 따르면 현재 교보생명과 한화생명, 삼성생명이 각각 10건, 9건, 8건의 배타적 사용권으로 선두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4위와 5위인 메트라이프와 미래에셋생명은 각각 5건과 4건. 흥국생명과 현대라이프, 푸르덴셜은 각기 3건의 배타적 사용권을 지니고 있다.

반면 창사 이래 배타적 사용권을 단 한건도 등록하지 않은 회사도 부지기수다.

특히 4대 금융지주 계열 생보사 중 KB생명, 우리바비바생명, 하나HSBC생명은 배타적 사용권이 한 건도 없다. 신한생명도 규모에 비해 초라한 2건의 배타적 사용권을 지니고 있을 뿐이다.

ING생명과 동부생명, 에이스 생명 역시 배타적 사용권을 등록하지 않았다. 동양생명, 라이나생명, 알리안츠생명, PCA생명 등의 생보사는 1~2건의 배타적 사용권으로 간신히 구색을 맞추고 있는 실정이다.

손보사는 생보사보다 더 저조한 배타적 사용권 등록 양상을 보였다.

5일 손보협회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이 각각 3건의 배타적 사용권 보유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동부화재와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는 각각 2건, 한화손해보험은 1건의 배타적 사용권을 등록했다.

흥국화재, 롯데손보, 악사손보, 차티스손보, 더케이손보, 에르고다음, ACE손보 등 업계 6위 이하 업체는 배타적 사용권을 하나도 보유하지 못했다.

이는 생보사와 손보사의 규모 차를 감안한다고 해도 부진한 실적이다. 자산규모로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경우 자산규모가 절반 이하인 메트라이프나 미레에셋생명보다도 적은 배타적 사용권을 등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효성이 없다며 상품을 개발하고도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하지 않는 곳도 있다”면서도 “대다수의 보험사들이 타 업체의 검증된 기존 상품을 ‘벤치마칭’하는 것에 익숙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보험업계는 몇 개 회사의 독과점 구조로 되어 있어 상위 몇 개 업체를 제외하고는 시장 개척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금융 당국이 내부 시스템을 개선해 보험사들이 창의적 상품을 개발하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