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먹이’도 수억원대 주식갑부
1억원 이상 주식 보유 어린이 118명..."과세도 비판도 회피"
2014-05-05 강준호 기자
[매일일보]평가액 1억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어린이가 118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10억원 이상의 주식을 가진 어린이가 31명에 달했으며 100억원 이상도 2명이나 됐다. 태어난 지 두 살 미만인 ‘젖먹이’들도 수억원대의 주식을 보유해 주식 부자대열에 이름을 올렸다.5일 재벌닷컴이 상장사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지분 가치를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1억원 이상 보유한 만 12세 이하(2000년 4월 30일 이후 출생자) 어린이는 118명으로 집계됐다.이는 지난해 같은 시점의 억대 어린이 주식부자 102명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사촌인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장남(12)이 429억9000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허 부사장의 차남(9)은 174억6000만원으로 2위였다.허 부사장의 장남은 세 살 때였던 2004년 ㈜GS 주식 25만9000주를 처음 증여받았고 현재 76만341주로 주식수가 늘었다.이어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5~10세 직계 또는 방계 손자, 손녀 7명은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 등의 주식을 증여받아 80억원대의 주식 보유액을 기록하면서 상위권에 포진했다.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의 사위인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의 장남(12)과 차남(10)은 각각 60억5000만원, 55억5000만원의 주식 평가액을 나타냈다.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의 아들(7)와 딸(10)이 각각 8억1000만원, 8억원어치의 주식을 보유하는 등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손주 네 명도 억대 주식부자에 이름을 올렸다.두 살 미만의 ‘젖먹이’가 수억원대의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경우도 있었다.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의 조카와 송공석 와토스코리아 대표이사의 손녀는 올해 한 살의 나이에 각각 1억6000만원과 1억원의 주식을 가지고 있었다. 두 살 된 김흥준 경인양행 회장의 딸도 억대 주식부자였다.상당수 재벌가 어린이들이 증여받은 주식을 밑천으로 배당금을 받거나 시세차익을 거둬 단계적으로 재산을 불려나가는 것으로 분석됐다.일례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손자 3명은 2008년 ㈜효성 주식을 8000만~9000만원어치씩 매입한 뒤 2010년 10월 주가가 네 배 이상 오르자 처분해 각 3억원대의 차익을 거뒀다. 지난해 5월에는 같은 주식 5억원어치씩을 다시 매입하면서 보유 주식수가 세 배 가까이 늘었다.재벌닷컴은 “재벌가 어린 자녀들에 대한 주식증여가 늘면서 어린 연령대 주식부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중과세 대상에서 빠질 수 있고 사회적 비판여론도 피할 수 있는 소규모 증여가 빈번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