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극장, ADHD 증상 치유 어린이극 '나와 몬스터 그리고 가방' 공연

2020 장애인 문화예술 지원사업/ 2020 신나는 예술여행 선정작 과잉행동, 산만함 등의 ADHD 증상을 몬스터로 비유 표현한 공연 관람 분위기 비교적 자유로운 릴렉스 퍼포먼스공연으로 진행

2021-07-31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어린이극 전문 공연단체 ‘올리브와 찐콩‘의 <나와 몬스터 그리고 가방>이  8월 7일 부터 15일 까지 서울 종로 '아이들극장'무대에 오른다. 극은 나도 모르는 사이 튀어나오는 과잉행동, 산만함 등의 ADHD 증상을 몬스터로 비유한 작품이다. <나와 몬스터 그리고 가방>에는 발달장애와 ADHD 증상을 가진 초등학생 윤주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마음이 안 좋을 때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가방에서 몬스터가 튀어나와 수업을 방해하고, 친구들과의 사이를 멀어지게 만든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윤주와 함께 몬스터들도 점점 자라며 힘이 세진다는 것이다. 윤주와 그의 짝궁 창이는 힘을 합쳐 몬스터를 다시 가방에 넣으려고 한다. 윤주와 창이 그리고 몬스터는 과연 서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자신과 닮은 캐릭터를 통해 마음이 치유되는 공연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충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소아행동증상이다. 특히 초등 시절 수업시간에 산만하거나, 자제를 하지 못하고 교실을 돌아다니거나, 감정이 폭발적으로 나타나는 행동이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아동 ADHD 증상이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아이가 일부러 그러는 것도, 부모가 잘못 키운 탓도 아니다. ADHD의 경우 집중력과 실행을 관장하는 뇌의 전두엽 기능상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으며, 이로 인해 본인의 의지를 벗어나 조그마한 자극에도 쉽게 동요가 일어난다. ADHD 아이들은 학교라는 제도권의 사회적 테두리 안에서 매우 힘들어한다. 증상으로 인해 또래 친구들과도 자주 다투게 되고, 선생님에게도 많이 혼나게 되는데 이로 인해 학교 생활 중 자존감이 현저히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는 결국 본인 혐오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나와 몬스터 그리고 가방> 속 윤주의 ADHD 증상들은 작품 속에서 몬스터로 비유되어 표현된다. 마음이 안 좋을 때면 가방이 들썩거리며 몬스터가 튀어나와 윤주와 친구들을 괴롭힌다. 윤주와 짝궁 창이는 그런 몬스터를 다시 가방에 집어넣으려는 과정에서 몬스터를 이해하게 되고 서로 친구가 된다. ’캐릭터 테라피‘라는 심리 치료 기법이 있다. 캐릭터를 활용해 심리적 장애를 극복하고 치유한다는 의미의 ‘Character’와 ‘Psychotherapy’를 합성한 신조어다. 아이들은 공연을 보며 무의식적으로 윤주에게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이입한다. 그리고 윤주와 몬스터가 친구가 되는 과정에서 용기와 치유를 얻게 된다.
‘나와
지난 순회 공연 당시 “문제 상황으로만 보지 않고 유쾌하게 풀어낸 것이 너무 좋았다.”, “교사가 먼저 내 안의 몬스터를 소개했더니 자기도 그런 친구가 있는데 다음에는 좀 참고 기다리는 행동을 하겠다는 친구가 있기도 했다.”, “막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려는 아이에게 교사가 몬스터가 보인다고 하니 멋쩍게 웃어 보이는 친구도 있었다.”며 교육현장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관객의 반응도 작품이 되는  릴렉스 퍼포먼스  

<나와 몬스터 그리고 가방>은 릴렉스 퍼포먼스로 진행된다. 릴렉스 퍼포먼스란 조금은 편한 관람 분위기를 추구하는 공연 및 전시를 뜻한다. 신체적으로 불편함이 있는 관객의 불가피한 입퇴장을 제한하지 않고 특정 장애를 가진 관객의 신체의 일부가 떨리거나 작은 소리가 나게 되는 경우에도 함께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을 모든 관람객이 염두에 두고 관람하는 행사를 뜻한다. (출처:한국 장애인 문화예술원) 올리브와 찐콩 이영숙 대표는 “장애 아이만을 위한 공연으로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비장애 통합으로 관극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궁극의 목표이다."라며 "조도와 음향등 공연 환경을 사전에 실험하고 연구해 최적의 관극 환경을 만들어 새로운 관극 문화를 시도한다.”고 말했다. 극단 ‘올리브와 찐콩’은 어린이극을 전문으로 하는 공연단체로 공연을 보고 나설 때 물음표를 던질 수 있는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장애/비장애 통합학급 속 장애 학생의 이야기를 다룬 참여연극 <유진아~, 유진아!>, 제주 4•3 사건을 다룬 <오늘도 바람>, 로힝냐 난민의 이야기를 다룬 <보이야르의 노래> 등 보통 어린이극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진지한 주제를 꾸준히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