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수출전망] 한국 수출 나아졌지만…전문가들 “낙관론 이르다”
미·중 갈등 끝나지 않았고, 두 나라 각각 경제 리스크 있어
전달 비해 나은 착시효과일 뿐…‘V자 형’ 반등 가능성 낮아
2021-08-03 조성준 기자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수출 회복 신호가 잡히고 있지만 경기회복을 전망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전체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7% 감소한 428억3000만달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4개월 만에 한 자릿수 하락 폭을 기록했다. 3월 이후 5개월째 감소세는 지속되고 있으나 감소율이 4개월 만에 가장 작았다.
이밖에 지난 6월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4.2% 늘었고 소매판매는 2.4% 증가해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각각 5.4%, 0.4% 반등했다.
수출을 필두로 생산 소비 투자 등 3대 산업지표도 6개월 만에 동반 상승하자 경제가 바닥을 찍고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진단이 나온다.
정부도 마찬가지 반응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일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 반등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면서 “3분기에는 이러한 희망을 더욱 키워 확실한 경기 반등을 이뤄낼 것을 다짐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홍 부총리는 올해 2분기 경제 지표를 근거로 “미증유의 위기 속에서 우리 경제가 다른 어느 나라보다 선방했다는 사실에 ‘자긍’을 갖게 된다”며 "우리 경제의 저력이 수치로 명확하게 확인됐다"고도 자평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코로나 확진자 수가 줄지 않고 있고, 재유행 우려 역시 상존한다. 미중 갈등 등 글로벌 정세 리스크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주는 미국과 중국의 자국 내 상황도 좋지 않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우려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하락) 충격이 생각보다 강하고 오래갈 것이라는 신호로 풀이된다.
중국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해외 중간재를 수입해 조립·가공한 후 수출하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간재 가공지로서의 비중이 지난 2013년 11.8%에서 지난 2018년 11.5%로 줄었다. 대신 인도·아세안 등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 지표에 큰 영향을 주는 미국 경제가 침체 일로에 놓였고,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중국도 시장이 축소되고 있어 글로벌 경제 지표에 흔들리지 않는 건전한 펀더멘탈을 구축하고, 대중 수출 의존도를 줄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 경제 전문가는 “경기지표 반등폭이 미미해 경제 낙관론은 시기상조”라며 “코로나19 전개 양상이 주요 국제기구들이 제시한 비관적 시나리오대로 흘러가고 있어 올해 한국의 성장률이 예상치를 밑도는 -2%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수출 등 산업지표는 6월이 너무 안 좋아 상대적으로 나아보이는 착시효과”라며 “코로나19 여파로 수출이 V자형의 급격한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