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전'하고 반도체 '흔들'리고… 불확실성 커졌다

수출 버팀목 반도체 업황 불투명…D램 가격은 급락 코로나 2차 확산에 美·유럽 등 글로벌 시장 회복 난항

2021-08-03     이상래 기자
삼성전자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반도체 경기가 불투명해지면서 한국 수출의 ‘V자 반등’은 어려울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수출이 2분기 바닥을 찍고 3분기 극적인 ‘V자 반등’은 어렵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지난달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7% 감소하면서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선방했지만, 시장을 바라보는 기업의 시선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한국 수출의 버팀목인 반도체 업황은 하반기 들어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반도체는 지난달 전체 수출에서 18.4%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반도체 실적을 이끌었던 데이터서버와 서버의 수요가 하반기에는 줄어들 것으로 본다. 상반기에 코로나19, 미·중 갈등 등 반도체 업계 불확실성이 커지자 고객사들이 선제적으로 반도체를 대량으로 구입했기 때문이다. 모바일 시장 회복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 기대감이 없지는 않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달보다 33% 증가해 반등을 시작했다. 하지만 상반기 반도체 반등을 주도했던 데이터센터, 수요의 글로벌 수요가 급격히 감소할 경우 전체적인 반도체 업황은 부진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이러한 시장의 변화가 반영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서버 수요 둔화 및 디램 및 낸드 고정 가격의 소폭 하락에도 스마트폰 출하량 회복에 따른 모바일 수요 증가로 지난달 반도체 수출이 전달(6월)보다 5.6% 증가했다고 밝혔다. 당장 이번 달부터 반도체 수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반도체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서버용 D램(DDR4 32GB) 고정 거래 가격은 134달러로 6월(143달러)보다 6.39% 하락했다. PC용 D램(DDR4 8Gb) 제품의 고정 거래가도 지난달 3.13달러로 전월 대비 5.4% 떨어졌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는 지난달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3분기 모바일 D램 가격이 2분기보다 3∼8%가량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이 코로나19 사태 극복에 어려움을 겪는 점도 한국 수출을 발목 잡는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800만명을 넘어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WHO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이 수십년간 지속될 것이란 부정적 전망마저 내놓기도 했다. 미국은 누적 확진자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일고 있다. 이에 글로벌 주요 국가들이 하반기에도 마이너스 성장률 기조를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미국(―9.5%), 독일(―10.1%), 프랑스(―13.8%) 등의 2분기 성장률은 전분기보다 10% 안팎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2분기 보여준 ‘V자 반등’이 한국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지 않겠냐는 기대감도 나온다. OECD에 따르면 중국은 2분기 11.5%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기준으로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5.8%다. 대중국 수출은 석유제품, 철강,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등의 호조로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들이 코로나19 회복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의 경제 회복은 한국 수출에 제한적일 것이란 것이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반도체 업황이 불투명해지면서 우리나라의 V자 반등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2분기와 마찬가지로 3분기에도 대부분의 수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